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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中 간첩 5000명? 첩보전에 목맨다

중앙일보 2017.04.04 12:00
대만이 중국의 첩보활동을 다시 비판했다. BBC는 왕팅유 대만 전 국방위원회(現외교국방위원회) 의원장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대만 첩보 활동 예산이 증가해 수백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대만에서의 첩보 활동 혐의를 공식 부인해왔다. 그러나 중국과 대만의 첩보 활동은 1949년 분단 이후 계속돼왔다.

대만-중 숨막히는 첩보전
미국도 예의주시


원래 이 바닥엔 영원한 친구도 원수도 없어 <타짜>
왕팅유는 차이잉원 총통 당선 이후 중국의 첩보 활동이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에 우호적인 입장을 고수했던 마잉저우 전 총통과 달리,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차이잉원의 당선은 중국을 자극했다는 이유다.
 
방법도 가지가지다. 유학생 신분으로 위장하는가 하면, 결혼을 통해 아예 대만에 뿌리박기도 한단다. 혹은 대만 군인과 공무원들을 꾀어내 중국의 첩보활동에 끌어들이기도 한다.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전화 중인 차이잉원 [출처: 중앙포토]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전화 중인 차이잉원 [출처: 중앙포토]

게다가 최근 벌어진 두 첩보 사건은 그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대만 정부 인사의 정보 유출 혐의와 중국 유학생 체포 사건이다.
 
올해 초 민주진보당 출신의 뤼슈렌(呂秀蓮) 대만 전 부총통의 보디가드가 대만 관련 정보를 중국 정부에 팔아넘긴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대만에서 공직을 사임한 후 중국으로 건너가 일한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대만 정부의 고위층 인사의 측근조차도 대만의 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는다.’는 현지 신문의 사설이 실리기도 했다.
 
위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간첩죄 혐의로 체포된 중국 저우훙쉬(周泓旭) 유학생 사건이 대만을 강타했다. 대만 검찰은 그가 중국 정부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지만, 중국은 강력히 부인했다. 마샤오광(馬曉光) 중국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대만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이 중국의 대만 내 첩보활동을 과장해 이번 일을 조작했을 것이라며, “이는 대만 사회에 혼란을 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왕팅유는 중국의 첩보 활동이 단순 ‘정보 수집’을 넘어 대만 사회에 분란을 조장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유학생 간첩 사건과 관련해 대만에 5000여 명의 중국인 간첩이 있다는 일부 언론매체들의 보도 이후로 갖가지 유언비어가 떠돌았으나, 대만 정부가 이를 부인하며 일단락되기도 했다.
 
현재 대만 당국은 은퇴한 고위층 인사들의 중국 출장을 3년간 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혀 더 험난해질 양안관계를 예고했다.  
 
친구를 가까이 둬라, 그러나 적은 더 가까이 둬라 <대부2>
작년 12월 미국은 양안관계에 대해 “미국의 근본적 입장은 평화롭고 안정적인 양안관계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표면적으론 중국과 대만 사이에 끼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만이 중국과 가까워질수록 미국에겐 위협이 된다. 대만의 군사 시스템은 미국과의 공조 하에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대만을 통해 대(對)미 첩보활동까지 한 셈이다. [출처: 네이버 영화]

중국은 대만을 통해 대(對)미 첩보활동까지 한 셈이다. [출처: 네이버 영화]

마잉주(馬英九, 2012-2016) 전 대만 총통은 친 중국 성향의 인사였다. 마잉주 집권 당시 중국과의 유대 강화가 강조되면서 중국과 대만 사이의 경제 교류는 급격히 증가했다.
 
당시 윌리엄 스탠튼 ATI 회장은 “대만과 중국 본토 사이에 급증하는 경제 교류가 미국의 안보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대만 통제력이 높아지면서 대만과 긴밀한 안보 협력을 맺고 있는 미국의 군사 시스템까지 위협받을 것이라는 논리였다. 당시에도 미국과 대만은 공식 외교관계를 맺지 않고 있었다. 대신 ATI(미국·대만 협회)를 설립해 사실상 대사관 역할을 맡겼다.  
 
대만 국방부는 곧바로 대(對)중 방첩 활동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 직후 대만의 고위급 군 인사들이 대만의 방공 시스템 정보를 중국에 전달한 혐의로 체포되며 국방부의 반박을 무색하게 했다. 중국이 대만을 통해 대(對)미 첩보활동까지 한 셈이다.
  
차이나랩 조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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