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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뒤 맨해튼엔, 기사 없는 옐로캡이 누빈다

중앙일보 2017.04.04 03:13 종합 2면 지면보기
‘앞으로 6년 뒤인 2023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복잡한 거리를 오가는 택시 옐로캡에 운전기사가 사라진다. 회사원 데이비드가 스마트폰 앱을 조작하니 가까운 거리에 있는 자율주행 택시가 그를 찾아와 최단 코스로 집까지 데려다준다.
 

미래부, 24개 혁신기술 확산시기 전망
2023년 미국 판매차 12%가 자율주행
돌돌 말 수 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2023년 한국서 가장 먼저 유행할 듯

신차 판매의 12%가 자율주행 자동차다. 1년이 더 지난 2024년,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온 데이비드를 인공지능 로봇 ‘지니’가 반긴다. 지니는 “아들은 인근 친구 집에서 놀고 있고 아내는 30분 뒤 집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묻지도 않은, 하지만 속으로 궁금해했던 정보를 알려준다. 주인의 안색을 살피던 지니는 “데이비드, 오늘따라 유달리 피곤해 보이세요”라며 “목욕탕에 더운 물을 받아 놓았으니 목욕하시라”고 권한다. 열 집 중 한 집은 네트워크 기반의 이런 인공지능 로봇을 두고 있다.’
 
영화나 소설 속 황당한 공상이 아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3일 발간한 혁신기술 예측서 『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순간』의 내용 중 일부다. KISTEP은 국내 과학기술인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도영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와 장윤숙 셀트리온 전무 등 15인의 과학·인문학자, 기업인 등으로 구성된 과학기술예측위원회가 논의를 통해 24개 미래 기술을 도출해냈다. 또 미래예측 방법론 중 하나인 델파이 조사를 통해 이들 기술이 언제 사회 전반으로 확산할 것인지도 예측했다.
 
실무를 맡은 박종화 KISTEP 미래예측본부 부연구위원은 “미래에 대해 준비한다는 차원에서 종전의 기술 개발과 상용화 위주에서 벗어나 미래사회에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국민의 실생활과 밀접한 기술이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시기를 짚어 미래사회 변화를 조망했다”고 말했다.
자료:KISTEP

자료:KISTEP

 
시속 1000㎞ 초고속 튜브트레인은 2028년
 
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3년 뒤인 2020년 멀티콥터 드론(여러 개의 프로펠러가 회전하는 드론)과 실감형 가상·증강 현실(미국), 스마트 팩토리(독일)가 크게 확산한다. 또 2021년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의료(미국), 2023년 자율주행 자동차(미국), 2024년 지능형 로봇과 줄기세포 치료(미국)가 보편화된다.
 
특히 줄기세포 치료의 경우 암 등 특정 난치병 10종 이상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돼 임상치료에 적용되는 시점이 지금으로부터 7년 뒤쯤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더불어 2026년이 되면 인공광합성 기술을 이용한 제품 생산이 기존 시장을 대체하는 비율이 3%에 이를 전망이다. 식물의 광합성 원리를 모방해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길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시속 1000㎞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초고속 튜브트레인도 앞으로 11년 뒤인 2028년 미국에서 최초로 운행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에서도 불과 6년 뒤인 2023년에 가장 먼저 노트북이나 태블릿PC 등을 돌돌 말아서 가지고 다닐 수 있는 롤러블(rollable) 컬러 디스플레이가 상용 모바일 제품으로 시장에 나온다. 또 각 가정의 냉장고·텔레비전·전등 등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의 가정보급률이 11%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0년 미국 사회에서 확산할 멀티콥터 드론은 4년 뒤인 2024년 한국 하늘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멀티콥터 드론은 지금도 어렵잖게 만날 수 있지만 KISTEP이 말하는 2024년은 ‘멀티콥터 드론의 운용 중 발생하는 사고를 100만 비행시간당 2회 이하로 낮출 수 있는 안전운용 기술이 완성되는 시점’이다. 한국의 줄기세포 치료는 미국보다 4년 늦은 2028년에야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최문정 KISTEP 미래예측본부장은 “예측이 실제 시기와 조금씩 차이가 날 수는 있겠지만 우리 사회가 이런 예측을 바탕으로 제도와 법률을 미리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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