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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교체기 한국 더 비울 수 없어 … 나가미네 85일 만에 복귀

중앙일보 2017.04.04 03:11 종합 3면 지면보기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일본으로 출국하기 위해 지난 1월 9일 김포공항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나가미네 대사는 오늘(4일) 귀임한다. [사진 우상조 기자]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일본으로 출국하기 위해 지난 1월 9일 김포공항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나가미네 대사는 오늘(4일) 귀임한다. [사진 우상조 기자]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반발해 일본으로 돌아갔던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가 4일 한국으로 귀임한다. 지난 1월 9일 일본으로 간 지 85일 만이다. 함께 귀국한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 총영사도 같은 날 귀임한다.
 

유력 후보와 접촉 등 필요한데
대사 부재, 일본이 더 불편한 상황
일본 외상 “북한 문제 긴밀 연대
위안부 합의도 계승 요구할 것”

외교부 당국자는 3일 “일본 정부가 내일 나가미네 대사를 귀임시키기로 결정한 걸로 안다”며 “대사 귀임을 계기로 양국 간 소통이 보다 긴밀하게 이루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도 이날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을 확인했다. 그는 “다음달 9일 한국의 대선이 치러질 예정”이라며 “한국의 정권 이양기 속에서 정보 수집에 한층 힘을 쏟고 차기 정권의 탄생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문제에 대처하는 데도 한·일 간 고위 레벨이 긴밀히 정보를 교환하고 연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이어 이달 중 추가 핵실험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란 설명이다. 기시다 외상은 대사 귀임 조치와 함께 발표했던 한·일 통화 스와프 교섭 중지 조치에 대해서는 해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일본은 지난 1월 한·일 통화 스와프 협의 중단 등 4개 보복 조치를 발표하면서 대사와 총영사를 일시 귀국시켰다.
 
나가미네 주한 일본대사 귀임으로 역대 최장을 기록한 ‘대사 일시 귀국’ 상황은 종료됐다.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때 일본은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당시 주한 일본대사를 일시 귀국시켰다가 12일 만에 귀임 조치했고, 2005년 노무현 정부 때도 독도 영유권 갈등으로 귀국한 다카노 도시유키(高野紀元) 대사가 12일 만에 귀임했다. 하지만 경기도의회의 독도 소녀상 설치 추진, 일본의 독도 교과서 도발 등이 겹치면서 대사의 귀국 기간은 ‘일시’란 표현이 무색해질 정도로 길어졌다. 일본 측은 그간 한국 측에 “계기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소녀상에 대한 전향적 조치를 기대한다”면서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외교 공관 앞의 시설 설치는 부적절하다는 원칙을 이미 밝혔다. 대사를 불러들인 것은 일본 정부의 결정으로, 돌려보내는 것도 일본이 알아서 할 문제”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한국의 대선 정국과 관련해 외교 소식통은 “주재국의 대선은 몇 년에 한 번씩 있는 빅이벤트인데, 일본 측이 대사 부재로 정보 수집 등에 애를 먹었다고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기시다 외상은 “나가미네 대사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에게 차기 정권에 (위안부 합의 이행을) 계승해 달라고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종합 검토한 결과”라며 “(차기 정부에) 위안부 합의의 이행을 요구한다는 방침은 그대로”라고 덧붙였다.
 
대사의 귀임이 두 달 넘게 걸린 데는 한·일 양국의 국내 정치와 양국 간 감정 악화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선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국정의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일본은 대사의 귀국 시기를 놓치면서 복귀 일정을 잡지 못했다. 일본 국민의 70%가 대사의 귀국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도 복귀를 늦추게 한 요소였다.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게이오대 교수는 “일본 정부로서는 다음달 한국에 새 정권이 출범하는 만큼 주한 대사를 귀임시키는 것이 낫다고 본 것 같다”며 “관련 정보 수집과 유력 대선후보와의 접촉 차원상 대사 부재가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유지혜 기자 hwasan@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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