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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홍준표 후보 무자격? 재판 안 끝나 무죄 추정, 출마는 가능

중앙일보 2017.04.04 02:43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는다는 것은 보수로서도, 대한민국 전체로서도 부끄러운 일이다.”
 

유승민 ‘유죄 땐 대통령직 상실’주장
대선 전 기소된 사건 불소추 놓고
학계 “재판 계속” “재판 보류” 논란
대법원도 명확한 입장 못 내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연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공격하는 말이다. ‘성완종 리스트’ 관련 재판 1심에서 유죄, 2심에서 무죄를 받은 홍 후보를 향해 “대선후보로서 자격이 없다”고도 했다. 더 나아가 “홍 후보가 유죄 판결로 확정되면 그 즉시 대통령직을 상실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홍 후보는 “없는 사실을 가지고 또다시 뒤집어씌우면(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나온다는 의미)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을 검토해 보겠다”고 맞섰다.
 
대법원에서 재판 중인 사람이 대선후보로 나선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홍 후보를 둘러싼 논란은 확산될 조짐이다. 유 후보의 주장은 사실일까.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오른쪽)가 3일 서울 청구동 자택으로 김종필 전 총리를 예방했다. [사진 박종근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오른쪽)가 3일 서울 청구동 자택으로 김종필 전 총리를 예방했다. [사진박종근 기자]

 
① 대통령 돼도 재판하나 안 하나=의견이 갈린다. 재판이 진행 중인 후보가 실제로 대통령이 될 경우 그 재판을 계속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학계도 나뉜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돼 있다. 문제는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 특권을 재직 중 기소받지 않는다는 좁은 의미로 해석할지, 대선 전 기소된 사건에 대해 재판까지 면제받는다로 볼지다.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내란·외환죄가 아닌 경우 후보 시절 기소된 사건에 대해서는 임기를 마치고 난 뒤 재판을 속개하는 것이 헌법상 취지에 맞다”고 했다. 반면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홍 후보의 경우 서면 심리인 3심에 계류 중이기 때문에 재판 때문에 국정 수행에 방해받지 않도록 한 헌법 84조의 목적이나 취지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대법원 역시 명확한 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조병구 공보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소추가 되지 않는 이상 공판 유지가 당연히 안 된다는 의견과, 소추가 안 된다고 해도 일단 제기된 건에 대한 재판은 진행해야 한다는 견해의 대립이 있다”며 “전례가 없기 때문에 검토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3일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왼쪽)는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만났다. [프리랜서 공정식]

3일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왼쪽)는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만났다. [프리랜서 공정식]

 
② 재판 중이라 무자격 후보인가=법적으론 아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종 확정 판결이 있기 전에 자격 여부는 무죄로 추정되기 때문에 그 전에 미리 자격 여부를 말할 수는 없다. 선거에 나가지 못한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도덕적 문제는 남아 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학과 교수는 “(2심 이후 출마를 정해 대통령으로서) 준비되지 않았고 도덕적 논란도 있다. 또 그의 출마로 재판이 지연되는 등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께름칙한 후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대법원이 홍 후보의 사건을 빨리 선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종수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시절 BBK 문제를 검찰이 빨리 수사한 이유 역시 대통령직 수행 과정에서 시비 여지를 없애려 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사안도 대법원이 신속 심리를 해서 대선 기간 중에 빨리 결정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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