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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경찰 총격에 화교 사망 후폭풍 … ‘인종차별’ 분노 쌓인 중국인 연일 시위

중앙일보 2017.04.04 02:25 종합 12면 지면보기
2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중국인들이 집회를 열고 ‘화교 총격사건’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로이터=뉴스1]

2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중국인들이 집회를 열고 ‘화교 총격사건’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로이터=뉴스1]

프랑스 파리에 살던 중국인 남성이 현지 경찰의 총격을 받아 숨진 사건의 여파가 확대일로에 있다. 프랑스 거주 중국 교민들은 이 사건을 ‘인종차별’로 규정하고 일주일 이상 대규모 항의집회를 열고 있다. 중국 외교부가 연일 프랑스 당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양국 외교 관계에도 불똥이 옮겨붙고 있다.
 

경찰 “흉기 휘둘러 쏴” 해명했지만
파리·마르세유 등으로 시위 확산

발단은 지난달 26일 밤 파리 19구에서 일어난 화교 남성의 사망 사고다. 이날 퀴리알 지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중국인 남성 류샤오야오(柳少堯·56)가 가정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 이 출동했다. 경찰이 강제 진입하자 이 남자가 흉기를 휘두르며 한 경찰관을 공격했고 이에 동료 경찰관이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격을 가했다는 것이 경찰 측 설명이다. 그러나 유족들은 가정폭력은 없었으며, 마침 생선을 손질하던 남성이 가위를 들고 있었을 뿐 경찰에게 달려들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족들은 경찰이 총기 사용 전 경고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프랑스 내 화교 사회는 분노에 휩싸였다. 이튿날 저녁 파리의 중국 교민 150여명이 19구 경찰서 앞에서 경찰차를 불태우고 돌을 던지는 등 격렬한 항의시위를 벌인 이래 시위는 연일 계속됐다. 주말인 2일 저녁에는 파리의 공화국 광장에서 수천명의 중국 교민이 참석,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흰 장미 한 송이씩과 촛불을 손에 들고 사망자 류를 추모했다. 시위는 남부 프랑스 마르세유 등 각지로 확산됐다.
 
시위 확산 배경에는 프랑스 거주 화교들이 그동안 쌓였던 ‘인종 차별’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위대는 “식민주의 경찰”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나왔다. 영국 BBC는 “프랑스에서 중국인들은 나약하다는 인식 때문에 오랫동안 일상적 차별에 시달렸고 현금을 소지하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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