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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 탓 집값 하락? 근거 없는 편견이었네

중앙일보 2017.04.04 02:03 종합 14면 지면보기
“지역 불균형 조장하는 특수학교 설립 즉각 철회하라.”
 

전국 167개교 주변 부동산 가격 조사
1㎞ 내 인접 지역과 2㎞ 떨어진 지역
부동산 가격 차 없고 되레 오른 곳도

지난해 12월 서울 강서구의 한 박물관 앞에 주민 수십여 명이 모여 “이미 특수학교가 있는데 왜 또 늘리냐”며 “강서구가 죽어간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8월 강서구 가양동에 특수학교를 신설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의 극심한 반대에 부닥치면서 신설 계획은 표류 중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 사실상 집값 하락을 우려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2002년 이후 15년간 서울시내 특수학교 신설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집값이 내려간다’는 인식은 근거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국 특수학교 지역을 전수조사해 보니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부산대 교육발전연구소에 의뢰해 3일 이 같은 내용의 정책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전국 16개 시·도(세종시 제외)의 167개 특수학교 지역을 인접(특수학교 반경 1㎞ 이내)과 비인접(1~2㎞)으로 나눠 10년간 부동산 가격 변화를 조사했다. 16개 시·도별로 땅값(표준공시지가)이나 단독주택·아파트 값을 비교해본 결과 상승률엔 큰 차이가 없었다.
 
집값(단독주택 가격) 변화율은 15개 지역에선 특수학교 인접·비인접 지역 간 차이가 없었고, 대구에서만 비인접 지역이 더 많이 올랐다. 부동산 공시가격이 도입된 1996년 이후 아파트(공동주택) 가격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23개 학교 중 비인접 지역이 더 많이 오른 곳은 4곳뿐이었다.
 
교육부는 특수학교 신설 시 수영장·도서관 등 지역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복합 공간을 조성해 지역 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치훈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책연구실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상생을 위해 인식을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남윤서·박형수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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