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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세계서 가장 얇은 5.15㎜ 오토매틱 시계, 디자인도 혁신했죠

중앙일보 2017.04.04 01:42 종합 19면 지면보기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불가리는 보석 세공업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뿌리와 달리 시계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며 해마다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지난 3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시계박람회인 바젤월드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울트라 신 오토매틱 시계(모델명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를 발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투르비용 무브먼트(2014년, 레귤레이터를 회전시킴으로써 중력으로 인한 시간 오차를 줄이는 장치)와 미닛 리피터 시계(2016년, 현재 시각을 소리로 알려주는 기능)의 뒤를 이어 불가리가 세운 세 번째 신기록이다. 바젤월드 불가리 전시관에서 장크리스토프 바뱅 불가리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장크리스토퍼 바뱅 불가리 CEO는 필리프 드골 프랑스 해군 제독 부사관으로 사회에 발을 들였다. 2000~2012년 태그호이어 CEO를 지낸 뒤 2013년 불가리로 옮겼다. [사진 불가리]

장크리스토퍼 바뱅 불가리 CEO는 필리프 드골 프랑스 해군 제독 부사관으로 사회에 발을 들였다. 2000~2012년 태그호이어 CEO를 지낸 뒤 2013년 불가리로 옮겼다. [사진 불가리]

 

불가리 CEO 장크리스토프 바뱅
우아한 이탈리아 남성 슬림핏처럼
고유 기술로 두께 줄이는 데 성공
케이스·스트랩 디자인 맞춤 제품도

올해 주목할 신제품은.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 시계와 뉴 세르펜티 시계가 가장 흥미로운 뉴스다.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은 세계에서 가장 얇은 무브먼트를 장착한 시계라는 기록을 갖게 됐지만 그보다도 디자인이 독특하며 스타일 있는 시계라는 점이 더 자랑스럽다. 뉴 세르펜티 시계는 마치 디자이너가 하듯 고객이 시계 케이스와 다이얼, 스트랩 색과 재질을 직접 결정할 수 있다.”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 시계는 케이스 두께가 5.15mm, 무브먼트 두께가 2.23mm다. 기계식 시계에서 얇은 무브먼트는 시계 제작 기술력을 가늠하는 잣대 가운데 하나다. 단순히 두께를 줄이고 기존 요소의 크기를 줄이는 차원이 아니라 디자인 단계부터 다르게 설계했다. 세르펜티는 뱀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해 온 불가리가 1940년대 출시한 상징적 디자인이다. 올해는 레더 스트랩(가죽 끈) 버전을 처음으로 출시하면서 클릭 한 번으로 교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해 재미까지 더했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시계인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

세계에서 가장 얇은 시계인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

가장 얇은 시계 기록을 다수 보유했는데.
“투르비용, 미닛 리피터에 이어 옥토 피니씨모까지 모두 ‘울트라 신’(매우 얇은)이라는 동일한 콘셉트를 이어가고 있다. 이탈리아 DNA에서 나온 콘셉트다. 우아한 이탈리아 남성들이 슬림핏 패션을 추구하는 것처럼 이탈리아 브랜드 불가리는 슬림 시계를 추구한다. 얇은 시계를 위해선 무브먼트를 얇게 설계해야 하는데 불가리가 보유한 기술 노하우와 투자 덕분에 혁신적인 무브먼트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1970년대 시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는데 비교적 짧은 기간에 성공한 비결은.
“한 세기 전에 주얼리 워치(보석 시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시계 제작의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일상에서 차는 주류 시계 사업에는 70년대에 본격 뛰어들었고, 2000년대부터 스위스 시계 업체를 인수했다. 스위스 워치 메이커지만 이탈리아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게 불가리 시계의 핵심 가치다. 보통의 스위스 브랜드보다 더 큰 판타지를 불러일으키고, 주얼리 관점에서 디자인에 정교함과 세련미 같은 남다른 요소를 더했다.”
기존 110개 단면 케이스를 58개 단면으로 해 새로 선보인 ‘뉴 옥토 로마’.

기존 110개 단면 케이스를 58개 단면으로해 새로 선보인 ‘뉴 옥토 로마’.

 
디지털 기술이 럭셔리 시계에 미치는 영향은.
“뉴 세르펜티 시계는 고객이 직접 디자인하는 최초의 럭셔리 시계일 것이다. 앱을 통해 300가지 이상의 조합을 만들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을 시계 안에 넣지 않고도 기술을 활용해 고객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 누구나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데 휴대전화의 속성을 불가리 시계 안에 굳이 넣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현재 20여 개 럭셔리 브랜드가 스마트 시계를 내놓고 있는데 불가리는 이에 편승할 계획이 없다.”
 
주얼러(보석 세공업자)에서 시작해 가방·호텔 비즈니스까지 사업을 확장했는데.
“주얼리·시계·액세서리·향수·호텔 분야가 훌륭하게 상호보완 작용을 한다. 호텔은 사람들이 열망하는 새로운 종류의 복합공간과 서비스, 그리고 브랜드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다. 고객과의 접점이 되기도 한다. 주얼리와 시계, 호텔 분야에서 불가리의 잠재력이 높기 때문에 향후 10년 동안 다른 비즈니스를 새로 시작할 계획은 없다. 올해 호텔 3곳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여러 색 컬러 가죽 스트랩으로 디자인이 가능한 ‘뉴 세르펜티’.

여러 색 컬러 가죽스트랩으로 디자인이 가능한 ‘뉴 세르펜티’.

시계 주얼리 시장의 최신 트렌드는.
“과거에는 웨딩 예물이 거의 유일한 주얼리 시장이었는데, 이제는 여러 시장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일하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스스로를 위해 주얼리를 사는 경우도 많다. 싱글 여성들, 그리고 여자들끼리 와서 자기 마음에 드는 주얼리를 사가기도 한다. 남성을 동반하지 않는 여성 고객이 많다. ”
 
한국은 불가리에 세 번째로 큰 시장인데.
“한국이 인구 규모로 세 번째로 큰 나라는 아니니 불가리가 상당히 환영받는 곳이다. 한국인 고객도 많지만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영향도 있다. 내국인과 외국인 비중은 4대 6 정도인데 괜찮다고 생각한다.”
 
스마트 시계 등장 이후에도 럭셔리 시계는 호황이다.
“스위스 명품 시계 안에 탑재된 무브먼트의 독창성 덕분이다. 시계는 자신을 대변해 주는 물건이자 장인정신과 예술적 가치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휴대전화나 전자장치로는 대체할 수 없는 훌륭한 액세서리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커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바젤=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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