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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이기고 전투조종사 될래요~ F-15K 탄 15세 규휘

중앙일보 2017.04.04 01:30 종합 23면 지면보기
심규휘군(왼쪽)이 F-15K 전투기에 탑승한 뒤 환하게 웃으며 엄지를 치켜 세우고 있다. 심군의 오른쪽엔 체험 안내를 맡은 전투조종사 이동영 소령. [사진 공군]

심규휘군(왼쪽)이 F-15K 전투기에 탑승한 뒤 환하게 웃으며 엄지를 치켜 세우고 있다. 심군의 오른쪽엔 체험 안내를 맡은 전투조종사 이동영 소령. [사진 공군]

“필승~. 심규휘는 일일 명예 전투조종사로 명 받아 이에 신고합니다.”
 

공군, 일일 조종사 임명해 꿈 응원
2012년에 초청한 어린이는 완치

3일 최강의 F-15K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는 공군 제11전투비행단(11전비)에 특별한 조종사가 들어왔다. 심규휘(15)군이 주인공이다. 심군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이다.
 
그는 평소 전투기 조종사의 꿈을 키워왔단다. 우리 공군이 보유한 전투기를 꿰고 있을 정도로 전투기 매니어다. 당연히 심군의 소원은 전투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 것이다.
 
심군의 소원은 3일 이뤄졌다. 백혈병·소아암 등 난치병을 앓는 만 3~18세 환아(患兒)의 소원을 들어주는 한국 메이크어위시(Make A Wish)재단이 심군의 사연을 듣고 이를 공군에 전달했다. 재단을 통해 소원을 성취한 360여 명의 환아 중 상당수가 병마를 극복했다고 한다.
 
이날 가족과 함께 부대를 찾은 심군은 자신의 이름표가 달린 공군 조종복을 입은 뒤 제110전투비행대대장(110대대)으로부터 임명장과 ‘빨간 마후라’를 받았다. 그러나 심군의 건강을 고려해 실제 비행을 하진 않았다. 대신 평소 바라던 대로 F-15K 전투기 조종석에 직접 올라탔고, 전투기 시뮬레이터에서 조종간을 움직이며 비행을 체험한 뒤 조종사들과 함께 비행 브리핑에 참가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심군을 위한 초청행사는 지난해 이맘때 추진됐다. 그러나 행사 일주일을 앞둔 상태에서 심군의 건강상태가 갑자기 나빠졌다. 11전비 조종사와 정비사들은 심군을 응원하는 영상을 만들어 전달했다. 기력을 다소 차린 심군은 올해 행사엔 참석할 수 있었다.
 
F-15K 전투기를 탄 심군은 “전투기도 대단했지만 조종사들도 정말 멋있었다”며 “얼른 병이 나아서 전투조종사가 돼 멋지게 하늘을 날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110대대장 소윤영 중령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전투조종사로 커서 다시 만나자”며 심군을 응원했다.
 
지난 2012년에도 11전비는 난치병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이던 이강일(당시 6세)군을 위해 F-15K 전투기 탑승 체험을 지원했다. 이군은 이후 건강이 빠르게 좋아져 2014년 완치판정을 받았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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