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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 공연마케터

중앙일보 2006.02.08 18:10 경제 12면 지면보기
티켓링크 마케팅연구소 유경숙(31.사진 오른쪽) 팀장. 2003년까지 ㈜PMC 프로덕션에서 일하며 '난타'공연을 마케팅했다. 전용극장을 열고, 난타 관람을 외국인 관광 코스로 만드는 등 난타를 세계적인 공연으로 만드는 데 한 몫 했다.


명성황후·난타 … '문화돌풍'의 숨은 손
홍보, 포스터 제작, 예산 관리 등 혼자 도맡아해
대부분 비정규직 … 인맥관리·외국어 잘하면 좋아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우연히 유럽 여행 중 난타를 본 뒤 공연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거의 매일 공연장을 찾을 정도로 연극.뮤지컬이 좋아서 이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공연산업이 날로 커지면서 유 팀장처럼 공연계에서 일하려는 구직자들이 적지 않다. 공연 마케터 직종을 통해 공연계 일자리의 이면을 살펴봤다.







공연마케터의 세계=공연마케터는 관객을 모으는 일을 한다. 뮤지컬 명성황후를 제작한 에이콤의 손신형(31.사진 왼쪽) 공연마케터는 "내가 담당한 공연에 관객들이 몰릴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동경하던 배우들과 얼굴을 익히고 공연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것도 이 직업의 매력이다. 하지만 생각 만큼 화려하지는 않다. 특히 급여가 많지 않다.



대부분의 기획사들은 한 달에 100만원 안팎의 월급을 준다. 공연을 무대에 올리기 직전에는 밤샘근무도 많이 한다. 또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다.



㈜컬트엔터테인먼트에서 홍보와 마케팅을 맡고 있는 전희숙(29)씨는 "겉모습만 보고 들어오면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때에 따라선 공연을 즐길 겨를 조차 없다는 것이다. 그는 또 "다른 공연을 보러 가도 '손익은 얼마나 날까''마케팅은 어떻게 했을까'하는 생각만을 한다"고 말했다. 혼자서 여러 일을 동시에 하기도 한다. 대형 기획사에 근무하면 마케팅만 전담할 수 있지만 소규모 기획사에서는 공연마케터가 여러 잡무를 처리해야 한다.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유지인(31)씨는 "전직원 8명인 소규모 기획사이다 보니, 마케터가 언론 홍보. 포스터 제작은 물론 공연 예산도 관리 한다"고 말했다.



미래 전문직으로 유망=아이다.헤드윅 등 대형 뮤지컬이 잇따라 히트를 치면서 공연 업계에 활기가 돌고 있다.



충무로 영화 산업이 최근 10년 동안 급성장한 것처럼 공연계에도 햇살이 비치고 있다. 유팀장은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뮤지컬.오페라 관람 바람이 불고 있다"며 "경험을 쌓아두면 제대로 대우 받는 공연 마케터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의 이광석 대표는 "국내 공연산업 규모는 아직 미국의 브로드웨이나 영국의 웨스트엔드와 견주면 초라한 수준이지만 국민소득이 올라 갈수록 국내 공연 산업도 빠르게 성장 할 것"이라며 " 머지 않아 공연마케터는 전문직으로 각광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문화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04년 한해에 열린 공연은 2만8995건이며 이 분야의 종사는 1만 998명이다. 이 연구원은 3년마다 이런 통계를 낸다.



어떻게 하면 공연계에서 일할 수 있나= 공연 마케터는 예술적 감각과 사업성을 따질 수 있는 눈을 가져야한다. 고객이 어떤 공연을 보고 싶어하는지, 그리고 성공한 공연은 어떤 방법으로 관객을 끌어 들이는지를 분석해 공연기획을 해야한다.



외국어를 잘하면 유리하다. 난타.명성황후처럼 해외로 나가는 공연이 늘고 있는데다 외국 공연팀을 유치하는데 외국어 구사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인턴이나 아르바이트로 일하며 공연 업계의 일을 두루 익힌 뒤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공연 기획사를 고르는 것이 좋다. 공연 관련 인맥도 잘 구축해둬야 한다. 공연계는 공채보다 수시 채용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취미생활의 연장으로 이 일을 해선 성공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채용포털 커리어의 김준태 채용대행팀장은 "공연을 즐길 때는 알 수 없었던 무대 뒤의 고충을 충분히 살펴본후 공연계에 발을 들여 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미진 기자





문화계 취업 어떤게 있나



매니저·프로모터 등

일할 분야 다양하고

학력·경력 안따져




공연계 일자리는 다양하다. 총체적으로 공연을 계획하고 제작 진행을 이끄는 공연 기획자, 공연을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문화 마케터 등이 있다. 공연 상품을 국내.해외 바이어들에게 소개해서 판로를 개발하는 공연 프로모터(promotor)나 극장에서 공연정보와 시설 이용 안내를 총괄하는 극장 매니저 등도 공연계의 숨은 일꾼이다. 실질적으로 공연 제작에 관여하는 연출자.극작가.무대감독 등은 예능직으로 분류된다.



취업 전망도 나쁘지 않다. 채용 포털 커리어가 지난달 말 문화컨텐츠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 인사담당자 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4%가 "올해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채용규모는 그리 많지 않다. 응답업체의 55.2%가 "5명 미만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공연계가 많이 찾는 직종은 공연기획자다. 응답업체 3개중 한 곳이 공연기획자를 뽑을 계획이다. 마케팅직을 모집한다는 회사의 비율은 18.4%, 조명 기사 등 전문기술직을 찾는 회사는 16.3%였다. 공연기획업체 대부분이 학력.경력을 그리 따지지 않고 사람을 뽑는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취업사이트 KOCCA의 채용 공고 467건을 분석한 결과, 학력을 보지 않는 비중이 56%였다. 또 57.6%가 경력을 보지 않았다. 커리어의 김기태 대표는 "지원서를 쓸때 프로젝트 경험과 일에 대한 열정 등을 강조하는 것이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배들의

말·말·말






유경숙(31)



-티켓링크 마케팅연구소 홍보팀장



-구직자에 한마디: "경영 마인드를 가져라. 공연 마케터는 예술가가 아니다"



손신형(31)



-에이콤 홍보팀 대리



-구직자에 한마디: "머리보다 손발이 부지런한 공연마케터가 성공할 수 있다"



유지인(31)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 홍보마케팅팀



-구직자에게 한마디: "공연을 많이 보며 공연 보는 눈과 열정을 키우세요"



전희숙(28)



-㈜컬트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팀장



-구직자에 한마디: "멀리보고 끈기를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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