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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반도, 파국이냐 평화냐? 다음 주 결판난다

중앙일보 2017.04.01 07:00
한반도 운명이 풍전등화다. 4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는 한반도다. 벼랑 끝으로 달려가는 북한 핵·미사일과 사드 배치 등 휘발성 강한 현안들을 다룬다. 이 중에서도 북한 핵 문제는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지 등이 핵심 의제다. 경우에 따라선 한반도 전쟁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미·중 정상이 첫 대면부터 한반도를 주요 의제로 다룬다고 예고한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북한 핵을 멈추게 하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지금 통제하지 못하면 한반도에서 두 번째 전쟁을 치러야 할지 모른다”는 강박감도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이 다음 주 열린다 [사진 중앙포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이 다음 주 열린다 [사진 중앙포토]

한반도가 벼랑 끝 위기라는 데는 양국 정상 모두 공감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이 핵탄두를 작고 가볍게 만들어 미사일에 싣는’ 걸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으로 설정했다. 핵탄두 소형화와 미사일 탑재라는 두 가지 기술을 결합한다는 건 북한이 언제든 핵무기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이 매우 빠른 속도로 레드라인에 접근 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외교적 해결이 불가능하다면 최악의 경우 무력 해결 방식을 쓸 가능성이 크다.
 
중국도 다급하다. 북한은 핵 문턱을 막 넘어서려는 중이다. 여기서 막지 못하면 한반도 비핵화는 완전 물 건너간다. “어떤 일이 있어도 북한 핵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온 중국이다. 그런 중국에 북한의 핵 보유는 여러 면에서 재앙에 가까운 후과(後果)를 예고하고 있다. “관할 지역도 못 챙기면서 무슨 대국….”이라며 국제사회에서 겪는 수모는 그렇다 치자. 심각한 건 한국과 일본이다. 가만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양국의 핵 보유는 시간문제로 바뀌는 것이다.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 발사 장면 [사진 중앙포토]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 발사 장면 [사진 중앙포토]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양국의 북한 핵 접근법은 극과 극이다. 누구 책임 인지에서부터 누가 주체로 나서며,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등에 이르기까지 서로가 상대방에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선 “누가 책임지고 푸느냐”는 ‘주체’ 문제가 최우선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어떻게 ”라는 ‘해결 방식’의 문제는 다음이다.  
 
미국은 중국이 보다 주동적이면서 적극적인 방식으로 북한을 압박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올해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했지만 그 정도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원유 공급 중단과 같은 극단적 방법이라도 동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유 공급 중단은 북한의 붕괴를 의미한다. 미국은 중국이 동의 않으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금융기관과 기업들에 대한 제재 즉 세컨더리 보이콧을 가동하겠다고 으름장이다.  
 
반면 중국은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는 평화적 해결을 주장한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동시에 한국과 미국은 군사훈련을 중단( 雙暫停 ·두 가지 잠정 중단) 한다. 그다음 비핵화와 평화협정체제를 동시에 논의하는 ‘투 트랙 병행’(雙軌幷進) 방식이다. 우선 북한, 미국, 중국 등이 참가하는 3자 회담으로 출발해 6자 회담으로 확대하자는 입장이다.  
2005년 9월 19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6자 회담 대표들이 '9·19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악수를 나누며 축하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 사사에 겐이치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이상 당시 직책) [사진 중앙포토]

2005년 9월 19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6자 회담 대표들이 '9·19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악수를 나누며 축하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 사사에 겐이치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이상 당시 직책) [사진 중앙포토]

요컨대 북핵 문제는 미국이 주동적으로 나서 한미 군사훈련 중단 카드로 북한을 유인한 후 북미 간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일언지하에 거부하고 있다. 몇십 년째 이어져오는 방어훈련을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맞바꾸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도 않고 현실적이지 않다는 주장이다.  
 
한반도 위기는 이 지점에서 증폭되고 있다. 미국은 만일 중국이 주동적으로 나서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기 전에 해결하지 못하면 대북 무력 제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시 주석이 이 같은 주장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최대 관심이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은 강경하다. 지난 20년간 미국의 대북 정책을 실패로 규정한다. 1조 5천여억 달러를 쏟아부었음에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시키지 못했다는 반성이다. 그래서 대화와 제재를 병행했던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도 폐기했다.  
 
북한과 대화는 비핵화가 전제될 때라야만 재개한다. 북핵을 동결한 다음 폐기를 모색하는 6자 회담은 불참한다.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리 만무한 현실을 감안하면 대화는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대신 북한이 일정 선(레드라인)을 넘어서면 선제타격과 같은 무력 제재도 검토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미국의 북핵 선제타격 개념도 [사진 중앙포토]

미국의 북핵 선제타격 개념도 [사진 중앙포토]

미국이 입장을 누그러뜨릴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94년 북핵 위기 시 북미 제네바 합의를 성사시켰던 로버트 갈루치 대표, 6자 회담 미국 대표를 역임한 크리스토퍼 힐 등 미국 내 많은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북 선제타격에 비판적이다. 2차 한국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갈루치는 특히 “중국 압박을 통한 대북 제재 강화도 효과적이지 않다”면서 “유일한 해법은 협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로 미국의 무력 제재 주장을 중국이 묵인할 수도 있다. 미국이 자국 안보 위협을 이유로 북한 핵을 제거하겠다는 데 중국이 반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미국에 협조해 북한 정권 교체를 통한 비핵화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 미국이 일방적으로 선제타격을 강행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중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그렇더라도 중국은 북한 핵 문제 때문에 미국과 무력으로 충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여러 채널을 통해 보내고 있다.  
 
한반도의 당사자인 남북한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협상에 자신의 운명을 맡겨야 하는 기막힌 상황을 직면하고 있다. 사드 문제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제기하지 않을 경우 중국은 먼저 주동적으로 거론하지는 않겠다는 전략이다. 굳이 사드 문제를 미·중 갈등으로 확대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재주는 한국이 부리고 이문(利文)은 미국이 챙기면서 한국은 왕 서방한테 얻어터지는 형국이다.
 
미·중 양국을 긴장시키는 또 다른 문제는 북한의 6차 핵 실험이다. 강행 시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첫째는 핵실험 후 며칠 동안 당장 난리라도 낼 것처럼 펄펄 뛰다가 흐지부지 지나가는 과거 패턴 답습이다. 아니면 정말로 미·중이 뭔가 중대한 결심을 하는 상황이다.  
2017년 3월 28일 북한의 풍계리 핵 실험장 위성 사진(오른쪽). 70~100명이 도열해 있다. 2013년 1월 3차 핵실험 한 달 전 상황(왼쪽)과 비슷하다. [사진 38노스]

2017년 3월 28일 북한의 풍계리 핵 실험장 위성 사진(오른쪽). 70~100명이 도열해 있다. 2013년 1월 3차 핵실험 한 달 전 상황(왼쪽)과 비슷하다. [사진 38노스]

6차 핵 실험은 북한 핵 실험의 완결이라는 점에서 기존 핵 실험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핵실험 이후 북한은 실질적 핵보유국으로 등장한다. 미·중은 이런 북한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결심해야 한다. 한반도가 더욱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국면으로 빠져든다는 얘기다.
 
한반도는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국내는 탄핵된 전직 대통령의 구속을 둘러싼 논란 속에 선거 바람이 거세다. 국방·외교 최고 결정권자는 부재한 상황이다. 그렇더라도 우리의 요구를 미·중 양국에 강하게 제시해야 한다. 어떤 경우라도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 된다. 
 
또 사드는 미국의 요구에 따라 이뤄진 것인 만큼 미국이 적극 나서 중국의 경제 보복 문제를 해결하라고 강력히 주문해야 한다. 우리는 가만히 있는데 미국과 중국이 우리 문제를 앞장서 풀어줄리 만무하다. 전쟁이냐 평화냐를 가름하는 절체절명의 시기 다. 대통령권한대행을 비롯한 외교·안보팀의 분골쇄신이 절실하다. 잔인한 4월이다!
 
글=문일현(文日鉉) 박사
편집=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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