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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미수습자 수색 “얘들아 이제 집에 가자”

중앙일보 2017.04.01 01:45 종합 2면 지면보기
“엄마 나 수학여행 가기 싫어.”
 

세월호 6일까지 육지에 들어 옮겨
해수부 “안전 위해 절단 후 수색”
가족들 “사고 원인 증거 훼손” 반대

2014년 4월 초 단원고 2학년생이던 다윤이는 엄마 박은미(47)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박씨는 “수학여행도 수업의 일부분”이라며 수학여행 당일인 4월 15일 다윤이를 직접 학교까지 태워다 줬다. 그날 오후 9시 다윤이를 비롯해 봄꽃 같던 단원고생 325명 등 총 476명을 실은 배가 인천항을 떠났다.
 
그 배가 드디어 육지에 도착했다. 하지만 도착한 곳은 수학여행지였던 제주도가 아니었다. 남의 등을 빌려 지치고 노쇠한 몸을 누인 채 간신히 도착한 곳은 목포였다.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 마린’호가 31일 오후 1시30분 목포신항에 접안했다. 인천항을 떠난 지 1082일째, 인양작업을 시작한 지 열흘째 되는 날이었다. 반잠수선은 이날 오전 7시 침몰해역을 출발해 6시간30분 만에 세월호 운반을 마쳤다. 박씨는 이날 어업지도선에서 세월호의 ‘마지막 항해’를 지켜봤다. 그 어딘가에 있을 딸에게 “이제 집으로 가자”고 말을 건넸다. 그는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거의 도착하자 단원고 학생이었던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48)씨와 부둥켜안은 채 눈물을 흘리며 “우리 이제 아이들 찾으러 갈 거예요”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반잠수선과 세월호를 묶어놓은 줄을 풀고, 선체 내부의 물과 진흙 등을 모두 빼낸 뒤 세월호 육상 거치에 나설 계획이다. 해수부는 대형 선박 블록 수송차량인 모듈트랜스포터(MT) 456대를 76대씩 나눈 뒤 이어 붙여 길이 114.8m짜리 MT 줄 6개를 만들 예정이다. 이후 이 여섯 줄의 MT들이 세월호에 붙어 있는 리프팅 빔 아래에 들어가 한꺼번에 세월호를 들어 옮기게 된다. 예상 종료시점은 6일이다.
 
육상 거치가 마무리되면 선체 세척·방역, 선체 안전도 및 작업환경 조사 등이 이뤄진다. 이후 해수부·국민안전처(해경·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으로 이뤄진 수색전담팀이 미수습자 수색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육상에서의 미수습자 수색은 4월 10일께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객실을 분리한 뒤 바로 세워 수색을 하자”는 해수부 주장에 대해 미수습자 가족, 유가족,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가 모두 반대하고 있어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해수부는 작업 위험도와 난도를 낮추기 위해 세월호 상층부에 있는 객실 부분만 잘라낸 뒤 똑바로 세워 작업을 진행하는 편이 낫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수습자 가족 등은 미수습자 유해 유실 가능성과 사고 원인과 관련된 증거 훼손 가능성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세종=박진석 기자, 목포=이승호·김호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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