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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정지 끝났는데 … 언제 문 열지 모르는 중국 롯데마트

중앙일보 2017.04.01 01:42 종합 3면 지면보기
지난달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 여성이 영업정지된 롯데마트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초 중국 내 롯데마트 점포 60여 개에 소방규정 위반을 이유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AP=뉴시스]

지난달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 여성이 영업정지된 롯데마트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초 중국 내 롯데마트 점포 60여 개에 소방규정 위반을 이유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AP=뉴시스]

“영업중지 기간은 내일 아침에 끝납니다. 하지만 실제로 언제 문을 다시 열 수 있을지 알 수 없어요. 죄송합니다.”
 

단둥완다점 등 오늘 정지기간 만료
당국, 영업 재개위한 재점검 안 해줘
출입문엔 여전히 소방국 봉인 부착
이달 초에 60여 점포 제재 끝나

랴오닝(遼寧)성 둥강(東港)시의 롯데마트 직원은 이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 점포는 중국 대륙 전역의 롯데마트 점포 99곳 가운데 소방규정 위반을 이유로 가장 먼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의 일환이었다. 매장 출입문에 붙은 공고문에는 영업정지 기간이 “3월 4일 오전 9시∼4월 1일 오전 9시”라고 명기돼 있다. 1일 오전 9시 이후에는 영업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의미지만 실제 상황은 그렇지 않다.
 
영업정지가 1일 오후 2시로 끝나는 인근 단둥(丹東)시의 롯데마트 단둥완다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영업정지 기한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오후 현장을 찾은 단둥 교민에 따르면 출입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고, 아래쪽에는 단둥 소방대 직인이 찍힌 봉인이 X자로 부착돼 있었다.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보니 한 직원은 “최대한 빨리 재개장하고 싶지만 소방국으로부터 아무런 통보가 없어 언제 영업이 가능할지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3월 초순 60여 개 점포에 집중적으로 내려진 롯데마트 영업정지는 원래 한시적 조치였다. 매장들의 영업정지 기한은 4월 1일에서 5일까지로 집중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영업정지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소방점검에서 지적된 위반사항을 시정하고 난 뒤 재점검을 받아야 영업재개가 가능하지만 재점검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간단한 시정조치로 끝나는 사항도 중국 당국의 비협조로 절차가 지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역별로 소방재점검을 신청하는 등 영업재개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청서 접수→현장 재점검→심사→영업 재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재개장 시점은 중국 당국의 태도에 달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일부 지방에선 소방 관계자와의 면담조차 원활하지 않은 분위기다.
 
예상과 달리 영업정지가 길어지고 있지만 롯데나 정부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김장수 주중 대사는 중국 관계부처 당국자에 대한 면담 신청이 번번이 거절당하자 궁여지책으로 영업정지 해제를 촉구하는 공한을 보냈지만 중국 당국은 반응이 없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일부 학자는 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 경제보복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쑨리핑(孫立平) 칭화대 교수가 “중국 매체들이 한국 기업과 상품 불매운동을 부추기는 것은 얼간이 짓”이라고 지적한 게 대표적이다. 쑨 교수는 농촌 개발을 주제로 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박사학위 논문 지도교수이자 중국의 구습 타파를 주창해온 멘토로 알려져 있다. 그는 웨이보(트위터와 비슷한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비(非)법제적 방식의 불매운동이 외자기업과 중국경제에 파급될 영향이나 국가 이미지 하락은 생각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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