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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속으로] 울릉도 55년 숙원 결실 … 배 안 타고 45㎞ 섬 한 바퀴 종주

중앙일보 2017.04.01 01:00 종합 17면 지면보기
내년에 완공되는 울릉 일주도로 
울릉도는 깎아지른 해안절벽과 험준한 산자락으로 이뤄진 섬이다. 제주도가 한라산을 중심으로 부드럽고 넓게 퍼져 있다면 울릉도는 성인봉을 중심으로 거칠고 수직적이다. 울릉도의 특징을 쉽게 볼 수 있는 방법은 해안 일주도로를 따라가 보는 것이다. 울릉도의 비경을 맘껏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울릉 일주도로 여행을 하다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4.75㎞ 구간이 미개통으로 남아 있어 일주도로 완주가 불가능하다. 그런 아쉬움이 내년이면 사라진다. 미개통 구간이 내년 11월께 열리기 때문이다. 55년 만에 완공을 앞둔 ‘울릉 일주도로’를 미리 다녀왔다.
 

내수전~북면 섬목 4.75㎞ 내년 개통
1시간 반 돌아가던 거리 10분 걸려
완공되면 연 관광객 100만 명 예상
“최근 관광객 줄어들어 힘들어
일주도로 완공만 손꼽아 기다려”
2022년엔 사동항에 공항도 건설

◆55년 만에 완공 앞둔 울릉 일주도로=지난 24일 오후 2시쯤 울릉도 내수전 일출전망대 인근의 한 공사 현장. 포항에서 출발한 여객선을 타고 울릉 도동항에 내려 20여 분 차를 달려 도착한 곳이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터널이 보였다. 터널은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곳은 울릉 일주도로 미개통 구간(4.75㎞) 중 하나인 저동터널 공사 현장이다. 미개통 구간에는 저동터널(1527m)·천부터널(1955m)·관선2터널(77m)의 3개 터널이 있다. 현재 터널은 모두 관통됐고, 터널 안 전기공사와 구조물 설치 등이 진행 중이다. 공사가 끝나는 내년이면 자동차로 북면 섬목까지 바로 갈 수 있다.
 
울릉 일주도로 건설이 처음 계획된 건 1962년이다.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는 울릉도 종합개발계획을 만들었고 63년 3월 일주도로 개설 계획이 확정됐다. 하지만 실제 사업은 늦었다. 첫 개통은 79년 9월이다. 울릉읍 도동리와 저동리 사이 2.3㎞ 구간에서 버스 운행이 시작됐다. 이어 2001년까지 39.8㎞ 도로가 순차적으로 개통됐다. 하지만 울릉읍 내수전에서 북면 섬목 구간 4.75㎞는 공사비 문제 등으로 공사가 지연됐다. 울릉군 관계자는 “정부를 끈질기게 설득해 공사를 할 수 있었다”며 “내년이면 55년 만의 숙원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울릉군은 일주도로가 완성되면 한 해 관광객이 100만 명(2015년 28만8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수일 울릉군수는 “일주도로 완공은 울릉도 관광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일출 명소로 꼽히는 촛대바위. 울릉읍 저동항에 있다. [사진 울릉군]

일출 명소로 꼽히는 촛대바위. 울릉읍 저동항에 있다. [사진 울릉군]

◆미리 경험해 본 울릉 일주도로= 지난 25일 오전 6시쯤 울릉 일주도로 종주에 나섰다. 도동항을 출발해 10여 분 차를 달리자 해안도로 옆으로 일출 명소인 촛대바위가 나타났다. 울릉도의 부속 섬 중 가장 큰 섬인 죽도(竹島)도 시선을 끌었다. 죽도는 원래 울릉도와 하나였지만 오랜 세월 파도의 침식으로 현재의 모습처럼 떨어져 나간 섬이다. 이어 울릉도의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명소인 내수전 일출전망대가 나왔다. 이곳에서 바로 본 죽도는 푸른 바다와 어울려 또 다른 절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날 일주도로 종주에 함께한 이심희(56) 울릉도 문화관광 해설사는 “오징어 성수기인 9~11월께 다시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저동항에서 출발한 오징어잡이 배들의 어화(漁火·어선에서 켜는 등불) 풍경이 압권이다”고 설명했다.
 
내수전 일출전망대를 내려오면 미개통 구간의 터널이 시작하는 지점이다. 터널 공사현장은 하얀 포장재로 덮여 있었다. 콘크리트 작업을 위한 사전 절차다. 덤프트럭이 바쁘게 오갔다. 터널 내부에서는 불빛이 흘러나왔다.
 
울릉도 부속 섬인 관음도. 2012년 다리가 만들어지며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됐다. [사진 울릉군]

울릉도 부속 섬인 관음도. 2012년 다리가 만들어지며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됐다. [사진 울릉군]

당초 기자는 이날 터널을 지나가려고 했지만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터널 관통은 이뤄졌지만 아직은 위험하다는 공사 관계자의 안내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차로 1시간30분을 돌아가 북면 섬목으로 갔다. 동행한 이심희 해설사는 “개통만 되면 섬목까지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1시간30분 동안 달렸다. 미개통 구간 공사가 절실한 이유”라고 말했다.
 
북면 천부리 앞바다에 있는 삼선암. 울릉도 해상 3대 비경으로 꼽힌다. [사진 울릉군]

북면 천부리 앞바다에 있는 삼선암. 울릉도 해상 3대 비경으로 꼽힌다. [사진 울릉군]

북면 섬목에 도착해 처음 마주친 것은 관음도와 연결하는 길이 140m, 폭 3m의 다리다. 관음도(넓이 7만1388㎡)는 울릉도의 부속섬이다. 지난 2012년 5월 다리가 완공되며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됐다. 섬에 들어서자 동백나무가 빽빽한 숲길이 나타났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잘 보전돼 있었다. 울릉도 해상 3대 비경이라는 삼선암도 섬 북서쪽에 보였다. 세 선녀가 목욕을 하다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사 바위로 변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관음도를 뒤로하고 일주도로를 달리면 기암괴석이 이어진다. 고갯길과 바닷길을 수시로 넘나드는 동안 송곳봉과 공암(코끼리바위), 비파산과 투구봉, 거북바위 등 수많은 절경을 마주했다. 관음도를 출발한 지 2시간이 지난 오후 1시쯤 사동항에 도착했다. 사동항 여객선 터미널은 확장공사가 한창이었다. 대형 여객선 정박을 위해서다. 2019년이면 공사가 끝난다. 2022년에는 사동 앞바다에 울릉공항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사동항에서 차로 20여 분 가자 출발지였던 도동항이 나왔다.
 
북면 현포리에 위치한 송곳봉. [사진 울릉군]

북면 현포리에 위치한 송곳봉. [사진 울릉군]

울릉군 주민들도 일주도로에 대한 기대가 컸다. 도동항의 한 식당 주인(58)은 “예전엔 농담으로 ‘섬 가라앉겠다’고 할 정도로 관광객이 많았는데 최근 관광객이 줄어들어 힘들다”며 “일주도로가 완공되는 것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S BOX] 고종, 일본서 산림 무단 벌채하자 1882년 울릉도 개척령 선포
『삼국사기』(1145년)는 512년(지증왕 13년) 신라가 우산국(于山國)을 정벌했다고 기록한다. 우산국은 현재의 울릉도를 부르는 이름이다. 삼국사기 등에는 이사부가 나무로 만든 사자상을 동원하자 사자를 처음 본 우산국 주민들이 항복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우산국의 왕 우해왕(于海王)이 벗어 두었던 투구가 현재 울릉도의 투구봉이 됐고, 나무 사자상은 사자봉이 됐다는 전설도 전해 온다.

『고려사』(1451년)에도 울릉도가 등장한다. 고려사에서 울릉도는 우산국, 우릉도(羽陵島) 등으로 기록돼 있다. 고려사에 따르면 우산국은 930년(태조 13년) 고려에 조공을 바쳤다. 고려는 우산국의 지배 세력에게 고려의 관직을 하사했다. 또 1032년(덕종 1년)에는 ‘우릉성주가 아들을 보내 토물을 바쳤다’는 기록이 나온다.

『세종실록지리지』(1454년)는 ‘강원도 삼척도호부 울진현에 속하며, 우산과 무릉(武陵) 두 섬이 울진 동쪽 바다 한가운데에 있다. 신라 때는 우산국 또는 울릉도라고 불렀다’고 기록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어부 안용복의 활약 등으로 일본이 울릉도와 독도를 조선의 영토로 인정하는 과정(1696년·숙종 22년)이 기록돼 있다. 이어 1882년(고종 19년) 조선은 본토 주민을 본격적으로 울릉도로 이주하는 울릉도 개척령을 선포했다. 일본 측이 울릉도의 산림을 무단 벌채하자 추진한 정책이다.
 
울릉=최우석 기자 choi.woo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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