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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얼마나 마시면 목숨잃나..소주 62병 나눠 마시고 숨진 여성 계기로 관심

중앙일보 2017.03.31 11:25
 40대 남녀가 여관에서 11일 동안 소주 62병을 마신 뒤 여성이 숨지자 폭음으로 인한 사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지난 29일 술을 마시다 숨진 A씨(44·여)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타살혐의점은 없다. 술 때문에 장기가 심하게 손상됐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숨진 여성 매일 3병 꼴로 소주 마신셈…국과수 부검 결과 술 때문에 장기 심하게 손상

석기태 춘천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매일 3병 마셨다면 간기능 정지로 사망한 듯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장기가 술로 인해 많이 손상되는 등 전체적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것이 국과수의 1차 소견”이라며 “정확한 사인은 정밀검사가 끝나는 2주 뒤에나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술을 얼마나 먹으면 장기가 손상되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일까.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가 숨진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의 한 여관에서 A씨와 B씨(41)가 나눠마신 360㎖ 소주 32병과 1.8ℓ 소주 6병을 발견했다. 이들이 마신 소주의 양은 360㎖ 소주 62병에 달한다. 지난 19일부터 이 여관에 머물면서 술을 나눠마신 것을 고려할 때 한 사람당 31병, 하루 3병가량을 마신 셈이다.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석기태 소화기내과 교수는 "개인 차가 있는데다 실험을 할 수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술을 얼마나 마시면 죽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석 교수는 “보통 술 많이 마신 사람들은 술이 깨면 되겠지 생각하는데 숨진 여성 만큼 술을 많이 마시면 중증 급성간염에 걸려 간 기능이 정지된다”며 “병원에서 치료해도 사망률이 30%나 되며 주변에 술을 많이 마시던 40~50대가 숨지는 것은 대부분 이런 경우”라고 말했다.
 
 석 교수는 “중독증세가 있는 사람들은 머릿속에선 계속 술을 마시라는 신호가 와 먹는 것인데 간은 못 견딘다. 면역체계가 셧다운 되고 간이 독성물질과 염증으로 가득 차면서 재생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주량이 세다고 알코올이 분해되는 속도가 빠르고 양이 많은 것이 아니다. 분해 속도와 양은 개인마다 다르다”면서 “의학적으로 하루에 소주 3~4잔 이상만 마셔도 몸에 문제가 생긴다. 소주 한 병을 마셨다면 간기능 회복을 위해 최소 2~3일은 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전북 김제의 한 병원에서 알코올중독치료를 함께 받았다. 그러던 중 B씨가 지난 18일 병원으로부터 외출을 허락받고 A씨에게 “죽을때까지 술을 마셔보자”면서 여행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일 정선을 찾은 이들은 여관비 지급과 술 구입을 위해 잠시 밖으로 나온 것을 제외하곤 여관방에서 매일 같이 술을 마셨다.
정선=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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