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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 영장실질심사, 이재용 보다 심문 시간 길었지만 결정은 3시간 빨라

중앙일보 2017.03.31 10:39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는 법원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진행됐지만 발부 결정은 예상보다 빨리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31일 오전 3시3분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30일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됐던 영장실질심사는 8시간41분 동안 진행됐다. 지난달 16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심사를 받는 데 걸린 7시간 30분보다도 1시간 넘게 걸린 셈이다.
이 때문에 구속 여부도 31일 아침쯤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이 부회장의 경우 심사 종료 후 11시간만인 다음날 오전 5시35분에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그러나 강 판사는 이 부회장 때보다 3시간 정도 빠른 8시간 만에 결정을 내렸다. 강 판사는 “박 전 대통령의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구속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이 예상보다 빨리 결정된 것은 13가지 혐의가 그만큼 중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박 전 대통령은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 청와대 문건 유출, 삼성 뇌물, 문화ㆍ예술계 블랙리스트 등 굵직한 사건에 박 전 대통령이 모두 연루돼 있다. 강 판사가 검토한 12만쪽에 이르는 서류는 그야말로 국정농단 사건 기록들의 ‘종합선물세트’였다.최순실·이재용·김기춘 등 공범으로 묶인 주요 피의자들은 이미 구속된 상태다.
또 전직 대통령인 만큼 증거 인멸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국가 최고 권력을 가졌던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영장 발부의 중대 사유로 꼽히는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기록을 검토할 시간이 보통의 다른 사건들보다 하루 더 있었다는 점이 결정을 앞당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상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이틀 뒤쯤 영장실질심사가 열린다. 법원은 “검토할 기록의 양이 방대하다”는 이유로 박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 일정을 3일 뒤로 잡았다. 강 판사가 기록을 꼼꼼히 볼 여유가 있었던 셈이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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