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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사오정]길고 길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하루…자택서 구치소까지 18시간37분의 기록

중앙일보 2017.03.31 05:20
박근혜 전 대통령의 30일 하루는 길었다. 
30일 오전 10시8분
 
이날 오전 10시8분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삼성동 자택을 출발했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등 13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오전 10시9분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천천히 골목을 빠져나왔다. 수백명의 지지자들이 골목 양쪽을 메우고 있어 속도가 느렸다. 박 전 대통령은 차량 안 창문을 통해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도했다.


오전 10시18분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오전 10시18분 서울중앙지법이 도착했다. 경호원이 탄 검은 K7을 선두로 박 전 대통령이 탄 검은 에쿠스 리무진 차량이 뒤따랐고 그 뒤로 검은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1대와 검은 카니발 1대 순으로 들어왔다.
차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올림머리를 하고 있었다.감색(navy blue) 바지정장, 검은색 구두 차림이었다.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구속여부를 가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온 박근혜 전 대통령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오전 10시19분 
 
포토라인까지 55걸음 남짓 걷는 동안 잠시 오른쪽 위로 시선을 보내며 건물을 쳐다보기도했다.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가운데 두고 출입문으로 들어섰다.


오전 10시 20분
 
4번 출입구에는 사진기자들의 스트로브가 쉴새없이 터지고 있었다. 왼편 벽 쪽에 붙어선 취재진이 ‘국민께 어떤 점이 송구한가’‘뇌물혐의 인정하나’‘세월호 인양 보면서 무슨 생각했는가’라고 질문을 던졌지만 박 전 대통령은 답변이 없었다. 
 
4번 법정 출입구 앞에 설치된 보안검색대에 다다르자 박 전 대통령은 경호원에게 ”어디…“라고 물었다. 자택에서 나와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할 때까지 들린 유일한 한마디였다. 이에 경호원이 손짓으로 안내했고 박 전 대통령은 검색대를 통과해 계단을 이용, 3층으로 이동했다.


오전 10시21분
 
박 전 대통령이 계단으로 올라가며 보이지않게되자 사진기자들은 경호원들에게 “약속한 라인을 지키지않고 막아섰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43ㆍ사법연수원 32기)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심문을 시작했다. 2시간 36분 동안 진행한 뒤 오후 1시 6분 쯤 휴정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인 채명성 변호사는 오후 1시53분 쯤 법정 밖으로 나와  “아직 진술을 반도 진행하지 못했다. 아직 많이 남았다”고 기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해주기도 했다.


심문은 오후 2시7분 에 재개됐다. 박 전 대통령은 휴정된 약 54분 동안 경호원이 준비한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고 휴식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오후 4시20분에 15분동안 또한번 휴정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제기된 범죄사실이 13개에 이르고 검찰과 변호인 간 다투는 사안이 많아 심문은 길어졌다.수사 기록만 12만쪽에 이른다.


지난 1997년 영장심사제도 도입 이래 최장 기록은 지난달 16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7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때이다. 이후 구속여부판단까지 10시간이 걸렸다.
 
오후 7시30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전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8시간 41분(식사시간 포함) 만인 오후 7시11분에 종료됐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장심문시간을 넘어선 기록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30분 서울중앙지법 서관 출입문으로 나와  검찰이 제공한 승용차(K7)에 올랐다. 차량에 이르자 박 전 대통령은 여성 검찰직원에게 손가락으로 차량을 가리키며 “가운데?”라고 물었다. 박 전 대통령은 뒷좌석 가운데 앉고 좌우엔 여성 검찰 직원들이 동승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박 전 대통령은 지쳐보였다.어깨도 축 늘어져있었다.
 
오후 7시31분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승용차는 1분만인 오후 7시 31분 서울중앙지검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은 이곳 서울지검 10층 임시 유치장소에서 오후 7시50분쯤 부터 구속여부를 기다렸다.판사가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동안 대기할 장소를 ‘검찰 내 10층 임시 유치 시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청사 1001호와 1002호 조사실을 박 전 대통령이 머물 장소로 정했다.
이후 구속여부를 판가름할 법원 역시 양측의 주장과 검찰 수사기록 등 확인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소요했다.
 
31일 오전3시28분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은 심문을 시작한 30일 오전 10시30분부터 16시간30여분만인 다음날 31일 새벽 3시5분 쯤에 공개됐다. 강부영(43ㆍ사법연수원 32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상당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이에 삼성동 자택앞에서 박 전 대통령을 기다리던 지지자들은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메시지를 적은 플래카드를 펼쳐들기도 있다. 


오전 4시30분
 
결국 박 전 대통령은 파면된 지 21일만에 영어의 몸이 됐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31일 새벽 4시 30분 서울중앙지검을 출발,서울구치소로 이송됐다.
 
오전 4시45분
 
서울구치소에 도착한 시간은 31일 오전 4시45분. 이 시각 구치소 입구에는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이 박 전 대통령 지지자 수십명과 함께 이를 지켜봤다. 구치소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수의로 갈아입고 독방에 수감됐다.이곳 서울구치소엔 최순실씨가 수감돼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는 공범인 관계로 직접 접촉과 서신 왕래 등은 철저히 차단된다. 
박 전 대통령의 긴 하루는 이렇게 18시간 37분만에 마무리됐다.
최정동·김춘식ㆍ신인섭ㆍ김상선ㆍ조문규ㆍ박종근ㆍ임현동ㆍ장진영ㆍ전민규·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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