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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못했던 ‘세월오월’ 이제는 본다

중앙일보 2017.03.31 03:27 종합 23면 지면보기
홍성담 작가가 ‘세월오월’ 중 박근혜 전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묘사한 부분을 닭 머리로 수정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 작품은 대통령을 풍자했다는 이유로 2014년부터 전시가 되지 않았다. [뉴시스]

홍성담 작가가 ‘세월오월’ 중 박근혜 전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묘사한 부분을 닭 머리로 수정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 작품은 대통령을 풍자했다는 이유로 2014년부터 전시가 되지 않았다. [뉴시스]

세월호 3주기를 앞두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전시회가 광주와 전남에서 열린다. 광주시립미술관은 30일 “‘홍성담 세월오월’전이 오는 5월 11일까지 본관 1·2전시관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세월호 3주기 추모전 열려
광주시립미술관서 5월 11일까지
홍성담 걸개그림 등 작품 24점 전시
담양 담빛예술창고선 5월 15일까지

‘세월오월’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풍자했다는 이유로 2014년 광주비엔날레 때 전시되지 못한 작품이다. 지난 28일 개막된 전시 ‘세월오월’을 비롯해 홍성담 작가의 작품 24점으로 꾸며졌다. 전시장 중앙에 설치된 ‘세월오월’은 박 전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묘사한 원화 그대로 관람객을 맞는다. 홍 작가는 “세월호에 탑승했던 아이들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죽음과 삶이 교차하는 칼날보다 얇은 찰나의 순간에 어떤 고통을 느꼈고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세월오월’은 가로 10.5m×세로 2.5m 크기의 대형 걸개그림이다. 박 전 대통령을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로 묘사한 작품이다. 애초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에 출품을 앞두고 있었으나 대통령을 풍자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면서 전시가 무산됐다.
 
이에 홍 작가는 작품의 박 전 대통령을 ‘허수아비’에서 ‘닭’ 형상으로 바꿔 다시 제출했지만, 전시를 유보당하자 2014년 8월 24일 작품을 자진 철회했다. 이후 홍 작가는 “세월오월은 단순한 개인의 그림이 아니고 60여 명의 작가가 함께 참여한 공동작품인 만큼 반드시 전시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문의 062-613-7183.
 
전남 담양에서는 담빛예술창고에서 31일 ‘노란 나비떼와 푸른 진실의 세월’전이 개막된다. 세월호를 주제로 작업을 해온 작가 12명이 참여한 세월호 3주년 추모전이다. 세월호 사건의 아픔과 희망을 담은 회화·사진·조각 등 작품 28점이 오는 5월 15일까지 전시된다. 김재성·문학열·박일구·박정용·서법현·송필용·이재호·임의진·조정태·한희원·홍성담·홍성민 작가가 참여했다. 임의진 작가는 ‘저승사자 체이순신과 천국의 노랑나비떼’란 작품을 통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한희원 작가는 ‘4월의 매화’란 작품을 출품해 세월호 희생자들이 영원히 기억 속에 남기를 기원했다.
 
박정용 작가는 FRP(섬유강화플라스틱)로 만든 조형물 ‘균열과 파장’을 출품했다. 팽목항 인근 바다에 수개월 동안 담가놓아 이끼와 따개비가 붙은 사람 형상의 조형물이다. 문의 061-383-8240. 장현우 담빛예술창고 총괄감독은 “세월호가 인양되고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가운데 열리는 행사라는 점에서 전시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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