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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과속·차선위반 다반사 … 폭주 동호회 출몰 비상

중앙일보 2017.03.31 03:06 종합 23면 지면보기
인천김포고속도로에서 경찰이 차량 단속을 하고 있다. [인천=장진영 기자]

인천김포고속도로에서 경찰이 차량 단속을 하고 있다. [인천=장진영 기자]

지난 29일 오전 인천김포고속도로. 경찰 순찰차가 갑자기 사이렌을 울렸다. 1차로로 달리는 대형 화물차를 발견한 것이다. “차량번호 XXXX. 화물차는 1차로로 가면 안 됩니다. 이동하세요.” 경찰이 경고 방송을 하자 화물차는 얼른 2차로로 옮겼다.
 

개통 일주일 인천~김포고속도 가보니
교통 위반 단속카메라는 단 1대 뿐
분진·매연으로 인근 주민 반발도
인천~김포 28.88㎞를 25분 주파
하루 4만대 예측했지만 아직 한산
암행순찰차 투입, 카메라 추가 설치

최원호 인천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장(경정)은 “3차선 도로의 경우 1차로는 승용차 추월 구간이라 화물차는 2·3차로만 이용해야 하는데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인천김포고속도로는 화물차 이용률이 높은 만큼 위반 사항을 발견하는 즉시 방송을 통해 알린다”고 말했다.
 
인천 중구 남항 사거리에서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을 잇는 인천김포고속도로가 지난 23일 개통했다. 건설비용은 1조7330억원. 총 길이 28.88㎞로 왕복 4~6차선 도로다. 제한속도는 시속 100㎞다.
 
이 도로가 생기면서 1시간 이상 걸리던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김포 한강신도시까지의 이동 시간이 25분으로 단축됐다. 통행료는 전 구간 승용차 기준 2600원이다.
 
인근에 인천항과 배후 물류단지, 산업단지가 있어 연간 2152억원의 물류비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 국토교통부의 예상이다.
 
이날 인천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와 함께 달려본 인천김포고속도로는 오르막 내리막의 연속이었다. 인천 구간 시작점인 중구 남항 사거리에서 분홍색 진입 안내 표시를 따라 들어서니 곧 인천항 고가교가 나왔다. 고가교를 지나자 이번엔 북항 터널 입구가 시작됐다. 화수부두와 북항 바다 밑을 통과하는 북항 터널은 5.4㎞에 달하는 국내 최장 해저터널이다.
 
제한속도가 시속 100㎞이지만 통행량이 많지 않아 과속 운전하는 차량이 많다. [인천=장진영 기자]

제한속도가 시속 100㎞이지만 통행량이 많지 않아 과속 운전하는 차량이 많다. [인천=장진영 기자]

터널을 나와 남청라나들목(IC)을 지나자 이번엔 청라 국제지하차도(길이 2.5㎞)가 시작됐다. 이어 북청라대교(길이 4.1㎞)와 세 번째 터널인 수안산 터널이 나왔다.
 
순찰대 김진곤 경위는 “도로의 절반이 교량, 터널, 지하차도라 상당수가 차선변경을 할 수 없는 실선 구간”이라며 “차선변경 구간이 적은 만큼 잘 살펴보고 차선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개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인지 도로는 한산했다. 하루 평균 4만여 대의 차량이 이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무색할 정도다. 그래서인지 오가는 자동차들은 모두 제한속도(시속 100㎞)를 넘어 시속 120㎞이상 질주했다. 하지만 현재 도로에 설치된 과속단속 장비는 북항 터널 입구 시작과 끝까지 약 6㎞를 단속하는 구간단속 카메라 1대 뿐이다.
 
이런 환경탓에 한때는 서울·인천 등에서 활동하는 폭주카 동호회가 이 도로에서 모임을 갖는다는 첩보가 돌기도 했다고 한다. 경찰은 최근 이 도로에 과속·난폭 운전 차량을 단속할 암행순찰차를 투입했다.
 
최 대장은 “무인 과속 단속 카메라도 당초 예정보다 1개 늘어난 4개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라며 “암행순찰차까지 투입해 단속하면 도로 개통 초기에 일어날 수 있는 각종 교통사고를 막고 법규 위반 행위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항과 연결된 고속도로인 탓에 25톤 덤프트럭 등 대형 화물차들이 많이 오가면서 도로 안 터널 3곳은 소음과 분진, 모래 등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북항 터널은 날리는 부유 먼지로 앞이 뿌옜다. 커다란 환풍기가 돌아가고 있었지만 소용 없다.
 
인근 주민들도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인천시 중·동구 연합비상대책위원회 등은 지난 27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진과 매연 등으로 살 수가 없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은 “도로 노면청소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로가 개통돼 시멘트 가루와 자동차 매연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도로 진출입로 중 하나인 중구 신흥동 일대 출구에는 삼익·경남아파트와 빌라, 초·중학교 5곳, 인하대병원, 주택 등이 있다. 장회숙 대책위원장은 “분진이 심해 마스크를 쓰지않으면 밖으로 나갈 수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시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31일까지 인천김포고속도로 인접 지역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할 예정이다. 결과는 다음 주쯤 나온다. 인천시 관계자는 “분진피해가 있다고 판단되면 인천김포고속도로 측에 개선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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