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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 제철인데 값은 태국산의 4배 … 주부님들 고민되시죠

중앙일보 2017.03.31 03:00 경제 3면 지면보기
국내산 수산물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가격이 오르자 값싼 수입산 수산물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마트에선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태국산 주꾸미(100g)를 990원에 판매한다. [사진 이마트]

국내산 수산물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가격이 오르자 값싼 수입산 수산물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마트에선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태국산 주꾸미(100g)를 990원에 판매한다. [사진 이마트]

30일 오전 제철을 맞은 주꾸미와 꽃게를 사기 위해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한모(36)씨는 수산물 코너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예상보다 비싼 국산 수산물 가격 때문이다. 국내산 주꾸미 1마리(100g) 가격은 4200원, 꽃게는 1마리(200g)에 8000원이었다. 가족(4인)을 위한 주꾸미볶음(4마리)과 꽃게탕(3마리)을 만들려면 5만원이 든다. 한씨는 결국 100g당 990원(3~5마리)인 태국산 주꾸미를 600g(5940원) 샀다. 한씨는 “국내산이 크고 싱싱했지만 수입산보다 4배 비싸니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식·어획량 줄어들어 값 크게 올라
세네갈 갈치 등 외국산이 밥상 점령
지구온난화 영향 수입품도 오름세
오징어·가리비등 21~84% 급등

제철을 맞은 국내산 수산물을 맛보기가 쉽지 않아졌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어획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대신 값이 싼 수입산 해산물이 서민 밥상을 채우고 있다.
 
자료:이마트

자료:이마트

국내 수산물 어획량은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2년 국내 주꾸미 어획량은 3415t이었지만 지난해 2399t으로, 30% 줄었다. 제철인 4~5월 어획량은 같은 기간 1396t에서 535t으로 60% 급감했다. 꽃게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국내 꽃게 어획량은 1만2495t으로 2012년(2만6861t)의 절반 수준이다. 4~5월은 암꽃게 제철이지만 1741t만 잡혀 4년 만에 70% 줄었다.
 
양식이 줄어든 것도 이유다. 통계청에 따르면 어류양식 생산량은 2015년 8만5448t에서 지난해 8만151t으로, 6.2% 감소했다. 어류양식업계 종사자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2015년 전국의 어가는 1769가구(5550명)였지만 지난해 1688가구(5420명)로 감소했다. 김진 통계청 사회통계국 농어업동향과 과장은 “어류양식업계 종사자의 고령화에 따른 휴업이나 폐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산 수산물의 빈 자리는 수입산이 채우고 있다. 하지만 수입 의존도가 높아지고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며 세계적으로 어획량이 줄어들고 있어 수입산 수산물 가격도 오름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2월 수입 갈치 가격은 ㎏당 1만5742원으로, 1년새 18.6% 올랐다. 오징어(냉동), 꽁치(냉동), 가리비(냉동) 가격도 각각 20.7%, 34.4%, 83.6% 상승했다.
 
사정이 이렇자 유통 업체들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마트는 활어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살아있는 신선한 형태로 팔아 상대적으로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수입산과 확실히 차별화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현재 50여 개 점포에서만 활어를 판매하고 있지만 5월 전 점포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이홍덕 이마트 수산팀장은 “수산물은 당일 조업 상황에 따라 물량 변화가 극심하기 때문에 매일 조업량이나 수요에 맞춰서 탄력적으로 신선한 수산물을 공급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횟감, 조개류부터 털게, 물메기, 홍우럭, 도다리, 밀치 등을 활어로 판매한다. 이를 위해 ‘산소 싱싱팩’을 도입했다. 2~3일간 수산물이 살아 있도록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포장재다.
 
가격 인하를 위해 유통 방식도 간소화했다. 개별 활차가 각 매장으로 직접 입고하는 방식을 물류센터에 입고 후 각 매장으로 출하하는 방식으로 바꿔 물류 비용을 줄였다.
 
롯데마트는 대체 산지 개발에 나섰다. 높아진 수온 탓에 남해에서 잡히던 어종이 동해나 서해로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산지마다 수산물 바이어를 보내 실시간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수입산 수산물 공급처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박종호 롯데마트 수산팀장은 “세계적으로 어획량 감소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양식업에 대한 투자, 수입처 다변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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