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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의 국정 수행’ 최후 진술, 박 전 대통령 모든 혐의 부인

중앙일보 2017.03.31 02:42 종합 4면 지면보기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이후 서울중앙지검에서 대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이후 서울중앙지검에서 대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은 30일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무죄를 주장하는 최후진술을 했다. 서울중앙지법 서관 321호 법정에서 비공개로 열린 영장 심사에서 박 전 대통령은 심리를 맡은 강부영(43) 판사 맞은편 피의자석에 앉았다. 강 판사가 “마지막으로 최후진술을 하라”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적용한 13가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변호인단 주장대로 “선의의 국정 수행”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국정 농단 사건이 터진 뒤 기자회견과 헌재 의견서 등에서 밝힌 입장이다.
 

치열했던 중앙지법 321호 법정 공방
검찰 “박 전 대통령, 최순실과 공모
기업 출연금 강요, 뇌물죄에 해당”
변호인단 “최씨와 공모 증거 없어
검찰의 구속 수사 논리는 억지”

박 전 대통령 왼쪽에는 지난 21일 서울중앙지검에서 대면 조사를 한 한웅재 형사8부장과 이원석 특수1부장 등 6명의 검사가 앉았다. 오른쪽엔 유영하·채명성 변호사가 앉아 박 전 대통령을 변론했다. 한 부장검사 등은 “범죄 행위가 중대한 데다 증거 인멸 우려가 있고 공모 관계에 있는 다른 피의자들이 구속돼 있어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구속 수사 논리는 억지”라고 맞섰다.
 
공방의 핵심은 뇌물죄였다. 검찰 측은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61)씨 등과 공모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삼성 측으로부터 출연받게 한 것은 제3자 뇌물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두 재단에 대한 기업들의 출연금 774억원 전체가 강요의 결과이며, 삼성의 출연금은 강요에 의한 뇌물이었다”고 덧붙였다. 검찰 측은 “삼성 측이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 명목으로 약속한 금액 213억원(77억9735만원은 실제 지급)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16억2800만원)도 제3자 뇌물수수”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 측 유 변호사 등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증거가 없다. 둘 사이의 통화 내용 등을 순차적으로 연결해 ‘경제 공동체’라는 억지 소설을 엮어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은 제3자 뇌물죄에서 재단을 제3자로, 기업이 낸 출연금을 뇌물로 판단했다. 그런데 재단이 설립되기도 전에 뇌물을 받았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재단의 실질적인 주인은 출연금을 낸 대기업들이므로 출연금이 뇌물이라면 자기에게 뇌물을 준 것이 된다”고 주장했다. “삼성 측이 최씨의 독일 현지 법인(비덱스포츠) 등에 송금한 78억원은 직접 뇌물수수”라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 변호인단은 “대통령이 직접 관여한 증거가 없고 돈 한 푼 받은 사실이 없는데 ‘공모 공동정범’ 법리를 꿰맞춘 것은 논리 비약”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단은 노무현 정부 때 불거진 ‘신정아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판결도 의견서로 냈다. 당시 대법원은 신씨가 학예실장으로 있던 성곡미술관에 10여 개 기업이 수억원을 후원하도록 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혐의에 대해 “직무권한 밖의 일”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도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문제가 대통령의 권한·직무에 속하지 않아 직권남용, 뇌물죄 등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인데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다는 것은 검찰이 더 잘 알고 있다”며 구속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윤호진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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