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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유승민, 서로 “이정희 같다”

중앙일보 2017.03.31 02:33 종합 8면 지면보기
보수 후보 단일화를 놓고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에 나선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선거 혼란만 줘” … 단일화 신경전

홍 후보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유 후보의 주적은 문재인 후보인데 내게 자꾸 시비를 걸면 2012년 대선 TV 토론 때 이정희 후보의 역할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지난 대선 토론에서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유승민 후보가 전날 “(한국당 경선에서) 1, 2위를 달리는 후보들은 전부 대통령이 되면 법원 재판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공격한 것에 대한 반격이다. 
 
홍 후보는 “우리(한국당)가 큰집인데, 큰집에서 작은집(바른정당) 상대로 싸우는 모습은 좋지 않다”며 “어차피 한집이 될 것인데 나를 흠집 내서 유 후보에게 도움이 될 건 없다”고 주장했다.
 
유 후보도 가만있지 않았다. 유 후보는 이날 오전 포천시장 재·보선 지원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정희 후보는 홍 후보와 가깝다. 왜냐면 이정희 후보는 그때 제일 극좌에서 나와 선거를 굉장히 혼랍스럽게 한 후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후보가 국정 농단에 책임이 있고 대통령을 망친 진박 세력들의 등에 업혀 출마하겠다는 거 같은데 그런 후보와의 단일화는 갈수록 멀어지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왼쪽)가 30일 오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사진 오종택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왼쪽)가 30일 오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사진 오종택 기자]

유 후보는 또 오후엔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이 전 대통령이) 능력 있고 정의로운 보수가 돼 달라고 말씀하셔서 꼭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며 “원칙과 명분이 굉장히 중요하니 너무 계산하지 말라는 조언도 들었다”고 말했다. 또 MB는 유 후보에게 “일시적으로 힘들더라도 영원히 보수가 사는 길을 찾아달라”고 당부했다고 배석했던 박정하 캠프 대변인이 전했다. 
 
유 후보 측은 한국당이 친박계 핵심들을 축출하면 단일화 협상에 응할 수 있단 입장이다. 그러나 홍 후보 입장에선 당 지지층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만만찮기 때문에 친박 그룹을 섣불리 내칠 수가 없다. 이 때문에 보수 후보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결실을 거두려면 여러 산을 넘어야 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글=김정하 기자 wormhole@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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