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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스 타고 법정 나온 박 전 대통령, 중앙지검 갈 땐 검찰이 제공한 K7 타

중앙일보 2017.03.31 02:21 종합 4면 지면보기
30일 8시간41분 동안 구속영장 실질심사의 심문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오후 7시29분 서울중앙지법 출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전히 단정한 올림머리 상태였지만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검찰 차 탈 때 "내가 가운데?” 물어
여성 검찰 직원이 좌우에 탑승
"억울함 소명했나” 취재진 질문에
아무 말 없이 경호원과 밖으로 나와

박 전 대통령은 “억울한 부분을 충분히 소명했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경호원들과 함께 밖으로 걸어 나갔다.
 
박 전 대통령은 오전에 청와대 경호실에서 제공한 에쿠스 리무진을 타고 법원까지 왔지만 심문이 끝난 뒤에는 검찰이 제공한 검정색 K7에 탔다. 차를 타기 전 박 전 대통령은 인근에 서 있던 검찰 직원에게 손가락으로 차를 가리키며 “내가 가운데?”라고 물었다. 박 전 대통령이 뒷좌석 중앙에 앉고 좌우에 여성 검찰 직원이 탑승했다.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차는 법원에서 200여m 떨어진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향했다. 판사가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동안 대기할 장소를 그곳으로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검찰은 청사 1001호와 1002호 조사실을 박 전 대통령이 머물 장소로 정했다. 지난 21일 검찰에 소환된 박 전 대통령은 1001호에서 조사를 받고 침대가 놓인 1002호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 두 방에 화장실은 없다.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시작되면 구인장의 효력이 발생해 신체의 자유에 제약이 생긴다. 유치 장소가 구치소가 아니었기 때문에 옷을 갈아입을 필요는 없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영장 심사가 열리기 10분 전인 오전 10시20분쯤 법원에 도착했다. 차량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청와대 경호원 10여 명의 경호를 받아 321호 법정으로 이어진 4번 법정 출구로 향했다.
 
차에서 약 20m 거리를 걸어 청사 안에 미리 설치된 포토라인 부근까지 도달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멈춰 서지 않았다. 취재진이 “국민께 어떤 점이 송구한가” “뇌물 혐의를 인정하느냐” “세월호 인양하는 것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느냐”고 물었지만 대답 없이 계속 걸었다.
 
4번 법정 출입구 앞에 설치된 보안검색대에 이르자 박 전 대통령은 경호원에게 “어디…”라고 물었다. 경호원이 손짓으로 안내하자 그는 계단 쪽으로 몸을 돌렸다. 차에서 내려 법정에 이르기까지 약 60초 동안 그는 이 말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두 차례(오후 1시6분과 오후 4시20분에) 휴정했다. 첫 휴정 뒤 오후 2시까지 주어진 점심시간에 박 전 대통령은 법정 옆 변호인 대기실에서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했다. 
 
김선미·문현경·송승환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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