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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로 와” 했더니 … 스스로 시동 걸고 등장한 아이오닉

중앙일보 2017.03.31 01:00 경제 4면 지면보기
‘2017 서울모토쇼’가 국내외 27개 업체가 참가해 31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다음달 9일까지 열린다. 30일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기자들이 전시차량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2017 서울모토쇼’가 국내외 27개 업체가 참가해 31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다음달 9일까지 열린다. 30일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기자들이 전시차량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사람이 차에게 말을 걸면 차량 스스로 시동을 건다. 그리고는 장애물을 피해 운전자 코앞까지 이동한다’.
 

서울모터쇼 개막 … CEO들 총출동
현대차, 음성인식·AI 자율차 공개
기아차, 고급 브랜드 스팅어 발표
한국GM, 볼트로 친환경차 출사표
쌍용차, 정통 SUV G4렉스턴 내 놔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나올만한 미래 자동차가 3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2017 서울모터쇼’에선 현실로 다가왔다. 이날 현대차 부스에서 양웅철 부회장은 “아이오닉을 메인 스테이지로 보내줘”라고 말했다. 그러자 무대 뒤쪽 아이오닉 자율주행차가 “차량을 목적지로 이동시키겠습니다”라고 답하더니 스르르 움직이기 시작했다. 탑승자가 운전대는 물론 가속 페달을 전혀 만지지 않았지만, 아이오닉은 자연스럽게 장애물을 피해 무대 가운데에서 멈춰섰다. 양 부회장이 “아이오닉을 무대 뒤로 이동시켜줘”라고 하자 천천히 스스로 무대 뒤로 빠져나갔다. 주인과 반려동물을 보는 것 같은 무대에 환호가 쏟아졌다. 음성인식·인공지능(AI)을 결합한 자율주행차를 선보인 것이다.
 
4월 9일까지 열리는 서울모터쇼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라기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망원경’에 가까웠다. 이날 부스마다 자동차 업계 최고경영자(CEO)가 무대에 올라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진단하고 대안(신차·신기술)을 선보였다. 현대기아차와 한국GM·르노삼성차·쌍용차 최고경영자(CEO)가 총출동해 신차를 알렸다.
 
현대차는 이날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데 주력했다. 집에서 차량을 원격 제어하는 ‘홈 투 카(Home to Car)’ 기술은 2018년, 차량에서 집의 조명·음향·공조장치 등을 제어하는 ‘카 투 홈(Car to Home)’ 기술은 2019년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양 부회장은 “수년 전부터 자동차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독자 운영체제(OS)를 개발해왔다. 커넥티드카(자동차와 IT의 결합)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신차로는 친환경차인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들고 나왔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연비는 L당 16.2㎞다.
 
기아차는 국내 최초로 선보인 후륜구동 중형 스포츠 세단 ‘스팅어’로 이목을 끌었다. 대중차 브랜드인 기아차가 꾸준히 성장하는 고급차·고성능차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내놓은 대안이다. 3.3L 터보 가솔린 엔진을 얹고 최고 출력 370마력, 최대 토크 52kgf·m의 성능을 낸다. 기아차 모델 중 가장 빠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9초 만에 주파한다. 기아차 엠블럼을 떼고 새로 단 스팅어 전용 엠블럼도 처음 공개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스팅어는 기아차 최초의 고급차 모델이다. 기아차는 고급차 모델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은 친환경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1회 충전시 국내 최장 주행거리(383㎞)를 자랑하는 준중형 전기차 ‘볼트’를 들고나왔다. 볼트는 보조금을 받을 경우 2000만원대 가격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자랑한다. 작은 덩치에도 최고 출력 204마력, 최대 토크 36.7kgf·m의 힘을 뿜어내 ‘전기차는 재미없다’는 고정 관념을 깨뜨릴 차로 평가된다. 김 사장은 “한정된 가치를 제공하는 전기차의 시대는 지났다. 실용성에 성능,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볼트로 친환경차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쌍용차 대주주인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 그룹 회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세계 최초로 공개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4 렉스턴’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G4렉스턴은 2001년 이후 16년 만에 풀 체인지(완전변경)해 돌아왔다. 기존 ‘렉스턴W’보다 상급 모델로 기아차 ‘모하비’와 맞붙을 예정이다. 정통 SUV의 매력을 살려 프레임(일체형) 차체에 사륜구동 방식을 적용했다. 오는 5월 출시 예정이다. 마힌드라 회장은 “티볼리 성공을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G4렉스턴을 선보인다. 대형 SUV 시장에서 다시 최고 자리에 올라 ‘SUV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 자동차 시장에 대해 “‘가성비’ 좋은, 친환경차 중심 공유경제 시장과 소유욕을 불러 일으키는 고급차 시장으로 양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르노삼성차는 ‘틈새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해치백 ‘불모지’인 한국 시장에 르노차 ‘클리오’를 선보였다. 클리오는 전세계서 1300만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다. 작은 덩치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주행감각 때문에 ‘소형차의 교과서’라고도 불린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은 “SM6·QM6의 성공을 통해 증명했듯 기존 시장이 아닌 새 시장을 열고싶다. 잠재된 소형차 시장 수요를 해치백으로 메우겠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1~2인승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도 출품했다.
 
고양=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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