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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의 속살을 걷고 싶다면 여기!

중앙일보 2017.03.31 00:01 Week& 3면 지면보기
시인 이원규가 ‘차에서 내려 걸어보라’ 권한 신흥교-의신 마을 옛길은 찻길 옆으로 난 작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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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쌍계사 위 신흥마을에서 의신 마을을 잇는 숲길로 하동군과 지리산국립공원에서 길을 냈다. 길은 약 4km 남짓이고, 외길이기 때문에 올라간 길을 다시 내려와야 한다. 

화개서 남원 가던 신흥~의신마을 옛길

광양 다압면 섬진강 매화마을. [사진 이원규]

광양 다압면 섬진강 매화마을. [사진 이원규]

신흥교 아래 표지판엔 ‘지리산 옛길’로 표시돼 있다. 하동 사람들은 ‘의신 옛길’로도 부르며, 남원 사람들은 ‘소금길’로 부른다. 예전 화개장터에서 보부상들이 소금을 지고 지리산 북쪽 남원 운봉으로 넘어가던 길이기 때문이다. 또 의신 마을은 서산대사가 출가한 원통암이 있어 ‘서산대사길’로도 불린다. 


신흥교에서 시작되는 길은 계곡을 따라 구불구불 숲을 지난다. 옆으론 찻길이 있다. 길은 시종일관 물길을 따르는데, 걷다 보면 맑은 공기와 시원한 물소리에 머리가 맑아진다. 중간쯤에 서산대사 설화를 간직한 바위가 있다. 서산대사가 요술을 부렸다는 ‘돌의자’다. 대사는 임진왜란 때 왜군이 의신사 범종을 훔쳐가려 하자 도술을 부려 범종을 돌의자로 바꿔버렸다고 한다. 돌의자는 안락의자처럼 등받이가 길게 올라가 있다.  


봄에 가면 오솔길에 핀 야생화를 볼 수 있다. 바람꽃을 비롯해 제비꽃·현호색·금낭화가 발길 닿는 곳마다 있다. 또 진달래·산벚꽃·생강나무꽃·목련 등도 볼 수 있다. 의신 마을 근방에는 작은 규모로 경작되는 차밭도 있다. 봄꽃을 구경하며, 서산대사의 도술을 상상하며 걷다 보면 어느덧 의신 마을에 닿는다. 쉬엄쉬엄 걸어 약 2시간, 왕복하면 한나절 길이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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