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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배구 기업은행, 통산 3번째 우승

중앙일보 2017.03.30 21:16
"이렇게 힘든 포스트시즌은 처음이다. 쉬는 날 연습을 못할 정도였다."
 
여자프로배구 기업은행 통산 3번째 우승

여자프로배구 기업은행 통산 3번째 우승

 

외국인 공격수 리쉘, 최우수선수 수상

'배구판 김성근' 이정철(57) IBK기업은행 감독이 2016~17시즌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하고 이렇게 말했다. 이 감독은 지독하게 혹독한 훈련을 시키기로 유명하다. 그런 이 감독이 이렇게 말할 정도로 기업은행 선수들은 만신창이 몸으로 우승을 일궈냈다.  
 
IBK기업은행은 30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1로 이겼다. 1차전을 내준 기업은행은 내리 3연승을 달리며 통산 3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로써 기업은행(2012~13·2014~15·2016~17시즌)은 KGC인삼공사(2005, 2009~10, 2011~12시즌), 흥국생명(2005~06·2006~07·2008~09시즌)과 함께 가장 많은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수집한 팀이 됐다.

2011년에 창단한 기업은행은 2012~13시즌부터 5회 연속 챔피언결정전을 치렀다. 그 중 3번이나 우승했을 정도로 단기전에 강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쉽지 않았다. 정규시즌 2위를 기록해 플레이오프부터 치르고 올라왔는데, KGC인삼공사와 3차전까지 치르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났다. 


하루만 쉬고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 나선 기업은행 선수들은 5세트까지 치르면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정신력으로 버틴 2차전에서 어렵게 이겼지만 주포 김희진이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다. 세터 김사니, 공격수 박정아 등 주축 선수들이 수액주사를 맞고 뛰었다. 


이정철 감독은 4차전 경기 전 "선수보다 내가 더 힘들다. 훈련을 못 할 정도로 선수들이 힘들어 해서 빨리 시즌을 끝내고 싶다"고 했다. 이 감독의 바람은 통했다. 


 
[사진 한국배구연맹]

[사진 한국배구연맹]

외국인 선수 매디스 리쉘(24·미국)의 활약이 눈부셨다. 리쉘은 챔피언결정전을 치를수록 더 강해졌다. 오히려 점프가 더 높아졌고 스파이크 위력은 더 강해졌다. 1차전에 28득점, 2차전에서 33득점, 3차전에선 무려 42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이날 4차전에서는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6득점(공격성공률 43.58%)을 기록했다. 리쉘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리쉘은 '작은 거인'이다. 외국인 선수 중 최단신(1m84㎝)이지만 힘이 장사다.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힘으로 상대의 철벽 블로킹도 손쉽게 뚫었다. 여자선수 중 공격성공률(44.2%) 1위. 서브(4위·세트 평균 0.257개)도 좋고 리시브도 정상급이다. 


리쉘은 단신이라는 이유로 트라이아웃에선 맨 마지막인 6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코트를 휘어잡는 공격수로 새로 태어났다. 특히 챔피언결정전에서 흥국생명 외국인 최장신 공격수 타비 러브(미국·1m97㎝)에 밀리지 않았다. 러브는 높은 타점을 살리지 못하고 20득점, 공격성공률은 25.67%에 그쳤다. 이 감독은 "리쉘이 다른 외국인 선수에 비해 신장이 작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타고난 힘으로 단점을 지워냈다"고 말했다. 


리쉘이 힘들 때마다 토종 공격수 김희진과 박정아가 힘을 보탰다. 또 베테랑 세터 김사니의 노련함과 신예 세터 이고은의 패기도 3번째 우승을 만든 원동력이었다. 


화성=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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