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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초등생 살해한 17세 소녀 "기억안난다" 범행동기 미스테리

중앙일보 2017.03.30 20:25 종합 10면 지면보기
 대낮에 이웃에 사는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유인해 잔인하게 살해한 17세 소녀가 경찰에 붙잡혔다. 발견된 초등생의 시신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이 소녀는 살해는 인정하면서도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모르겠다'고만 말했다.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이 소녀에 대해 경찰은 정신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30일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A양(17)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양은 지난 29일 오후 1시쯤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 B양을 유인해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B양의 시신을 훼손한 뒤 쓰레기봉투에 넣어 아파트 옥상의 물탱크 등이 있는 건물의 지붕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우울증 앓고 있는 고교 자퇴생
경찰조사서 살해한 것은 인정
시신 유기 등엔 "모르겠다"만
경찰, 정신감정 의뢰키로

 경찰은 같은 날 오후 4시24분쯤 "딸이 집에 오지 않는다"는 B양 어머니의 신고를 받고 경력 130여 명을 동원해 공원 인근 건물 등을 수색하다 시신을 발견했다. 심하게 훼손된 시신에선 목이 졸린 흔적이 발견됐다. B양의 친구는 "공원에서 함께 놀던 B가 '엄마한테 전화해야 한다'며 지나가는 아줌마(A양)에게 다가가 '휴대전화를 빌려 쓸 수 없느냐'고 물어본 뒤 따라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한 결과 B양이 실종되기 전 같은 아파트 다른 동에 사는 A양과 함께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CCTV에는 A양과 B양이 함께 A양이 사는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A양의 집 화장실에서 혈흔 등 시신을 훼손한 흔적을 발견하고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와 전선을 확보했다.  
 A양은 경찰에서 B양을 살해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양은 고교 1학년이던 지난해 부적응을 이유로 학교를 자퇴했다. A양의 부모는 "딸이 정신병력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A양은 우울증으로 앓고 있었고 대안학교 입학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양에 대해 정신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부모가 맞벌이를 하고 있어 A양이 범행할 당시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범행 후 외출한 A양은 자수를 권하는 어머니의 설득으로 집 인근 공원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동기와 시신 유기 과정은 미스터리다. B양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아파트 옥상에 물탱크 등이 있는 건물 지붕이다. 바닥에서 지붕까지 4~5m 높이로 간이 계단을 따라 올라간 뒤에도 사다리를 타고 또 올라가야 한다. 키 1m60㎝ 내외의 보통 체격인 A양이 키 1m20㎝, 몸무게 24㎏ 정도인 B양의 시신을 건물 지붕 위로 혼자 옮길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이 시신을 훼손해 쓰레기봉투 2개에 옮겨 담은 상태라 홀로 유기가 가능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공범이 있는지도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A양과 B양은 한 아파트 단지에 살지만 서로 모르는 사이로 확인됐다"며 "범행 동기와 시신 유기 방법 등을 조사하고 있지만 A양이 '기억이 안 난다'고만 대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양을 상대로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오늘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 정확한 사인을 알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양에 대한 부검을 요청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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