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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법 뒤에 숨어 세월호 선생님 외면하는 정부

중앙일보 2017.03.30 19:10
 # 법 뒤에 숨어 세월호 선생님 외면하는 정부
 
“내가 책임질게. 너희부터 나가고 선생님 나갈게”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객실을 돌며
학생들을 대피시켰지만 정작 본인은
구명조끼조차 입지 못한 故최혜정 선생님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야 해요. 끊을게요”
 
세월호가 침몰 하고 있는 상황
어머니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끊고
학생들을 챙긴 故전수영 선생님
 
갑판 출입구까지 나왔지만
학생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다시 배 안으로 뛰어들어간
故박육근ㆍ김응현 선생님
 
‘세월호 의인’으로 불리는 4명의 교사들은
함께 희생된 3명의 교사들과 함께
2014년 7월 순직공무원으로 인정됐습니다
 
지난 23일엔 이들 4명의 ‘의인 교사’들에게
순직군경에 준하는 예우를
제공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비록 군인이나 경찰ㆍ소방공무원은 아니지만
재난상황에서 자신의 생명보다
학생을 구조하는 데 매진한 점을 인정한 겁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 판결에 대해
끝까지 불복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를 준비하고 있는 건데요
 
초유의 사태 앞에서 법조문의 ‘문구’에 얽매인
형식적이고 탁상공론같은 정부의 행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비정규직 교사’라는 이유로
故김초원ㆍ이지혜 선생님은
순직심사 대상에조차 오르지 못했습니다
 
‘비정규직인 기간제 교사는 교육공무원이 아니다.
세월호의 경우만 예외적으로 인정해 줄 수 없다’  
(인사혁신처)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던졌지만 죽어서도 ‘비정규직’이라는  
굴레에 묶여 차별당하고 있는 겁니다
 
물론 법을 따르겠다는 정부를
일방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형평성의 문제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 목숨바친 선생님을  
비정규직이라는 ‘신분’으로 차별하는 행태를 보며
학생들은 무엇을 배울까요
 
법을 인간이 만들고, 그 적용도 인간이 하는 이상
법 문구 집착해 기계처럼 적용하기보다
그 법이 어떤 가치를 지키고 실현하려고 존재하는지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구성: 김민표 인턴 kim.minpyo@joongang.co.kr
디자인: 배석영 인턴 bae.seok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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