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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다운 들어간 슈틸리케 '운명의 날'

중앙일보 2017.03.30 17:18 종합 29면 지면보기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앞으로도 태극마크와 함께 할 수 있을까. 김현동 기자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앞으로도 태극마크와 함께 할 수 있을까. 김현동 기자

 3년 전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에게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맡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결자해지(結者解之)에 나선다. 이르면 다음주 초 기술위 회의를 열고 대표팀 부진의 1차 책임자로 지목된 슈틸리케 감독의 진퇴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다음주 초 축구협회 기술위 소집
대표팀 감독 퇴진 여부 포함 논의
유임-경질 놓고 찬-반 엇갈려

 한국은 이달 들어 치른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두 경기에서 잇따라 졸전을 펼쳤다. 지난 23일 중국 원정경기에선 0-1로 져 중국에 '공한증(恐韓症)' 탈출의 빌미를 제공했다. 홈에서 열린 28일 시리전에선 1-0으로 이기고도 박수를 받지 못했다. 상대의 과감한 역습과 전술 변화에 대처하지 못했고, 골키퍼 권순태의 얼굴 방어와 골대가 아니었으면 질 뻔했다. 우왕좌왕하는 한국 대표팀 모습에 "이대로라면 월드컵 본선에 나가도 '동네북' 신세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기술위원회는 중국전과 시리아전 경기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대표팀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향후 지원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기력에 대한 평가 뿐만 아니라 지원스태프 보강, 추가 평가전(A매치) 필요성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무엇보다 국민적 관심사인 감독 교체 여부를 놓고 머리를 맞댄다.

 축구계 안팎의 여론은 '슈틸리케 퇴출'을 당연한 수순으로 보는 분위기다.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 선발과 활용 ▶전술의 적절성과 다양성 ▶상황 판단과 임기응변 ▶리더십 등에서 문제점을 드러낸 만큼 사령탑 교체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최종예선 8차전 카타르전(6월13일)까지의 3개월이 감독을 바꿀 골든타임(마지막 기회)이라는 말도 나온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협회 내부에도 '감독 교체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과제'라는 목소리가 있다. 당장 월드컵 본선행이 급한 만큼 외국인 감독보다 경험 많고 단기간에 팀 장악이 가능한 국내파 베테랑 지도자를 우선순위에 두자는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전했다.

유임을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이미 정몽규 협회장이 중국전 직후 '경질 불가'를 선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축구 해설위원도 "대표팀이 부진한 건 맞지만 한국은 여전히 본선 직행권(조 2위 이내)에 있다. 감독 교체는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객관적 지표인 성적에 근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누군가 오더라도 보장할 수 있는 임기라야 5개월(최종예선 종료)에서 1년(러시아 월드컵 본선 종료) 정도다. 이 정도로는 실력 있는 지도자를 구하기 어렵다. 우리가 중국처럼 대표팀 감독에게 연봉 2000만유로(240억원)를 줄 수도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은 "대표팀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선수들로서 국민들에게 존중받아야 한다. 기술위 전까지 축구계 안팎의 목소리를 들어본 뒤 대표팀이 가치와 존엄성을 회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시리아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에 앞서 머리를 긁적이며 생각에 잠긴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 김현동 기자 

시리아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에 앞서머리를 긁적이며 생각에 잠긴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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