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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굳게 다물고 시선은 땅바닥에 고정

중앙일보 2017.03.30 14:10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뒤 무거운 표정으로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뒤 무거운 표정으로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문)를 받기 위해 30일 오전 10시 20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경호 차량을 앞세우고 법원 동관 4번 출입문 앞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나온 날과는 사뭇 다른 표정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상선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상선 기자

 
두 명의 경호원이 문을 열고 박 전 대통령이 에쿠스 승용차에서 내려 모습을 나타내자 박 전 대통령을 향한 사진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지기 시작했다.
 
박 전 대통령은 평소와 변함없는 올림머리에 짙은 쪽빛 정장 차림이었다. 검찰 출석 때와 디자인은 다르지만 같은 색상이었다. 강인한 색상인 남색 옷은 박 전 대통령에게는 일종의 ‘전투복’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날 박 전 대통령의 표정에는 이전의 전투적 자세는 엿보이지 않았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표정은 자신이 입은 옷 색깔만큼이나 어두워 보일 뿐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뒤 법원 건물을 올려다 보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뒤 법원 건물을 올려다 보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차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아주 짧게 법원 건물을 올려다본 뒤 이내 고개를 떨구었다. 사진기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25m 거리의 포토라인을 따라 걷는 동안 박 전 대통령의 시선은 내내 땅바닥을 향해 있었다. 아래로 처진 양손은 앞뒤로 가렵게 흔들렸지만, 힘이 없어 보였다. 9일 전 양손 깍지를 끼고 검찰 청사로 들어갈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두 손을 모은 모습에서는 상대를 설득하려는 '의지'가 읽혔지만, 양손을 늘어뜨린 모습에서는 떨어진 자신감이 엿보이기까지 했다.
 
영장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영장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법원 청사 안으로 들어서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해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이 “뇌물혐의를 인정하십니까?”라고 질문을 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검색대 앞에서 경호원을 향해 “어디로 갑니까?”라는 질문을 한 것이 전부였다. 검색대를 통과한 박 전 대통령은 계단을 이용해 3층 법정으로 향했다.
올림머리를 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전민규 기자

올림머리를 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전민규 기자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는 법원이 12만 쪽에 달하는 수사기록을 검토한 뒤 빨라야 31일 새벽에 결정될 전망이다.
 
박 전 대통이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구치소로 향할지, 아니면 웃는 얼굴로 삼성동 자택으로 향할지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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