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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 경호는 법정 앞까지만 … 법원간부 마중은 없어

중앙일보 2017.03.30 02:23 종합 12면 지면보기
박근혜(사진)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10시30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다. 전직 대통령이 이 심사를 받는 것이 처음이라 심리 시간, 경호 방법, 대기 장소 등에 전례가 없다.
 

오늘 영장실질심사 위해 출석
변호인측, 혐의별로 맞대응 예고
“심리 시간만 12시간 넘게 걸릴 것”
유영하, 어제 2시간 삼성동 머물러

① 12시간 방어전 예고=박 전 대통령은 321호 법정 가운데에 놓인 피의자석에 앉아 신문을 받는다.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와 마주 보는 자리다. 박 전 대통령을 기준으로 검찰(한웅재·이원석 부장검사 등)은 왼쪽, 변호인단(유영하·정장현 변호사 등)은 오른쪽 지정석에 자리하게 된다.
 
먼저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한 내용을 중심으로 박 전 대통령의 혐의를 설명하고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변호인 측은 혐의별로 검찰 주장에 맞대응할 계획이다. 변호인단 소속의 한 변호사는 “혐의마다 40분씩만 잡아도 10시간에 육박한다. 법정 안 심리 시간이 최소 12시간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소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변호인단 내부에선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의 범행을 몰랐다는 것을 넘어 최순실에게 속았다고 주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유영하 변호사는 29일 오후 박 전 대통령 자택에 약 2시간 동안 머물렀다. 이날 자유한국당 조원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불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서에 국회의원 82명의 서명을 받아 법원에 냈다.
 
② 자택서 출발해 곧장 법정으로=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내일 삼성동 자택에서 검찰청을 거치지 않고 곧장 법정으로 가게 된다. 이동 과정에는 청와대 경호팀이 수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 경호는 건물 내 법정으로 가거나 심사를 마치고 대기 장소로 가는 길에도 계속된다. 하지만 경호원이 법정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실질심사는 비공개 재판이기 때문에 사건 관계인(검사·변호사 포함) 외에는 누구도 들어갈 수 없다.
 
대기 장소는 심사 직후 판사가 결정한다. 현재 검찰은 검찰청 내 구치감이 대기 장소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에는 검찰에서 제공하는 차량을 이용해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둔 29일 경호팀이 서울중앙지법을 찾아 포토라인과 검색대 등 동선을 살피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영장 심사는 오늘(30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린다. [사진 최정동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둔 29일 경호팀이 서울중앙지법을 찾아 포토라인과 검색대 등동선을 살피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영장 심사는 오늘(30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린다. [사진 최정동 기자]

③ 마중, 티타임은 없어=이은상 서울중앙지법 공보판사는 “검찰은 전례가 있고 조사 협조 등의 문제로 티타임을 했지만 법원은 공정하게 재판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그럴 수가 없다”며 “법원 간부가 앞에서 기다리는 일도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일반 피의자들이 이용하는 공개된 경로(4번 출입구)를 통해 출석한다. 사진·영상 취재진이 입구 바닥에 노란색 테이프로 표시해 놓은 포토라인 내 지정 위치에 잠시 멈춰 설지는 알 수 없다. 법원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으로 법원이 강제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 측 서성건 변호사는 “반드시 포토라인 앞에 서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법원 관계자는 “3층 법정까지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으로 걸어 올라갈 것 같다”며 “법정 안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대통령님’ 대신 ‘피의자’로 부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 출석과 관계없이 예정된 재판은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출입자 통제는 이뤄진다.
 
④ 전두환 섰던 법정에 서나=박 전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상관없이 다음달 재판에 넘겨진다. 이 경우 대규모 방청객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중앙지법 내 417호 대법정(150석)에서 재판을 받게 될 확률이 크다. 417호 법정은 1996년 3월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12·12 사태 및 비자금 사건으로 기소됐을 때 나란히 섰던 곳이다. 이 법정은 최순실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에 대한 재판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은 대선(5월 9일) 뒤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 관계자는 “첫 준비 절차까지 대략 2주의 시일이 걸리는 데다 대선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하면 5월 중순에 첫 기일이 잡힐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현일훈·김선미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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