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I 펀드 국내서도 시동, 756억원 운용 중

중앙일보 2017.03.30 01:00 경제 2면 지면보기
국내 자산운용시장의 인공지능(AI) 도입은 이제 갓 걸음마를 뗀 단계다.
 

딥러닝 기반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 머물러

펀드매니저 역할을 본격 대체하려면 갈 길이 멀다. 증권가에서는 AI를 활용해 운용하는 펀드를 묶어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라고 부른다. 2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전체 로보어드바이저 공모펀드(13개)의 총 운용설정액은 756억원 규모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지난 2월 말 기준 전체 펀드 설정액(489조6000억원)의 0.01% 수준이다.
 
규모가 미미하지만 영역 확장은 꾸준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4월 로봇이 굴리는 1호 공모펀드가 나온 뒤 약 1년간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13개로 늘었다. 참여 운용사도 키움자산운용 1곳에서 NH-아문디, 미래에셋, 동부, 하이 등 5곳으로 많아졌다.
 
이들 펀드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딥러닝(Deep Learning)’ 이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짠다. 고객의 돈을 어떤 기초자산에 넣어 운용할지를 펀드매니저 대신 로봇이 알아서 결정한다. 기본 원리는 빅데이터 분석이다. 경제지표, 종목정보, 수급 등 다양한 변수를 학습해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는 게 목표다.
 
펀드의 매수, 매도 시점을 알려주는 인공지능 서비스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조만간 펀드별 투자전망 및 수익률 등급을 알려주는 ‘펀드레이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까지 ‘티레이더’에서 제공해 온 로봇 자문 서비스를 주식에서 펀드로 확장한 형태다.
 
전문가들은 알파고가 대국을 거듭할수록 실력이 좋아지듯, 로보 펀드도 운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익률을 잘 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적표가 썩 좋지는 않다. 설정기간 6개월 이상인 7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73%(28일 기준)다. 출시 1달이 넘은 11개 펀드의 1개월 수익률(-0.39%) 역시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고 있다.
 
따라서 AI가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펀드매니저를 대신하기 위해서는 기술 진보가 뒤따라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지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부분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산시장 호황기에 출시됐다”며 “침체기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시장 충격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지 검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핀테크 산업 육성책의 하나로 지난해 9월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문·일임 서비스의 적합성 테스트를 시작했다. 코스콤이 구축한 홈페이지(www.ratestbed.kr)에 접속하면 누구나 17개 업체의 수익률 등 운용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