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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봉제에 묶인 한국 노동시장 개혁

중앙일보 2017.03.30 01:00 경제 1면 지면보기
노동시장 개혁과 관련, 한국은 일본보다 선제적 대응을 취하고 있다. 다만 처리 속도나 현장 확산은 정치권과 대기업 중심의 노조에 가로막혀 더디다.
 

일본은 대부분 역할급 체계
법정 근로 52시간 방안도
국회 논의 4년째 제자리

예컨대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고 업무 평가가 같다면 비정규직에게 같은 처우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을 2013년 2월 만들었다. 그런데도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더 벌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연공서열에 따른 임금체계인 호봉제 때문이다. 1~2년 짧은 기간 근무하는 비정규직은 장기간 근무해야 임금이 많아지는 호봉제 체제에선 제대로 대접받기 힘들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임금체계를 역할이나 직무, 성과에 따른 체계로 바꿔야 가능하다. 성과 또는 역할이나 직무가 같다면 동일한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2000년대 초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강하게 주장하던 노동계가 최근 들어 목소리를 낮추는 이유도 임금체계를 바꾸는 데 따른 불이익을 우려해서라는 분석이다. 1980년대 초까지 호봉제를 택하고 있던 일본은 이후 임금체계를 바꿔 현재는 거의 역할급 체계를 운용한다.
 
근로시간을 줄이는 문제는 2013년부터 국회에서 논의했지만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법정 근로시간인 주당 40시간에다 연장근로 12시간만 인정해 최대 52시간으로 하는 방안이다. 현재는 68시간이다.
 
고령자에 대한 취업촉진책도 한국은 발 빠르게 내놓고 있다. 올해부터 65세 이상 고령 근로자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직무진단, 직업훈련, 일자리 알선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중장년취업성공패키지도 제공하고 있다. 상한 연령은 69세다. 올해 65세 이상 고령자 5000명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이걸 일본은 지금 하려는 것이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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