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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절감 바람에 밀려나는 블룸버그 금융정보

중앙일보 2017.03.30 01:00 경제 4면 지면보기
금융계에서 많이 사용하는 블룸버그 단말기의 위상이 흔들릴 조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각종 경제·금융 정보와 뉴스를 제공하는 블룸버그 단말기의 가입 대수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이 감소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권의 비용 절감과 전자거래 증가, 금융규제 완화 분위기 등이 주요 배경이다.
 

작년 가입 감소 금융위기 후 최대
전자거래 증가, 규제 완화도 원인

버튼테일러인터내셔널컨설팅에 따르면 2016년 블룸버그 단말기 가입 대수는 전년 대비 3145대 감소한 32만4500대를 기록했다. 감소율은 1% 정도지만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1981년에 블룸버그 통신을 창업한 이후 두 번째로 큰 폭의 감소세다. 최대 감소는 2만 대 넘게 가입이 끊겼던 2009년이다.
 
FT에 따르면 사실상 독점 제공인 블룸버그 단말기는 1대당 연간 사용료가 최소 2만1000달러(약 2400만원)에 이른다. 사용료는 파생상품 정보 등 옵션에 따라 다른데 한국 금융권에선 평균 3500만원 내외다.
 
그러나 최근 금융권에 비용 절감 바람이 불면서 ‘비싸도 필수’였던 블룸버그 단말기의 인기도 예전만 못하다. 더글러스 테일러 버튼테일러 창립자는 “금융권 전반에서 예산을 줄이고 있어 (단말기 숫자를)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 12곳의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3% 감소하며 4년 연속 하락세다. 이들 은행의 감원 인력도 2015년 800명에서 지난해에는 2200명으로 불어났다. 여기에 기계가 트레이더를 대신하는 전자 거래가 증가하고 있어 단말기를 통한 거래 수요를 떨어뜨리고 있다. 테일러는 “그동안 투자은행(IB)들은 정부의 까다로운 금융규제에 맞추기 위해 자세하고 광범위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데 블룸버그 단말기를 활용해왔다”며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금융규제를 완화할 경우 단말기 수요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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