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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속 패션읽기] 신입의 전투복, 오피스 룩 한 끗 차 업그레이드 하기

중앙일보 2017.03.28 09:32
요즘 오피스 드라마가 대세다. 드라마 ‘미생(tvN)’의 대 히트 이후, 이렇다 할만한 오피스 드라마가 없었던 즈음 '김과장(KBS2)'이 홈런을 치더니, 이번에는 '자체발광 오피스(MBC)'가 안타를 쳤다.
현실에 있을 법한 '웃픈' 캐릭터 덕이 컸다.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각각의 극 중 성을 따 ‘은·장·도’로 불리는 신입 사원 세 명의 좌충우돌 성장기다. 모두 이 시대의 아픈 청춘들이다. 고아성과 이호원(인피니트 호야), 이동휘 등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젊은 연기자들이 꽤 능청스럽게 연기를 한다. 그리고 각각의 캐릭터에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설정값에는 ‘패션’이라는 변수도 있다.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속 신입 룩 관전평
인물의 절묘한 성격 오롯이 드러낸 패션
드라마 속 신입 사원 룩 더 잘 따라하려면

가만히 들여다보면 각 인물은 캐릭터에 딱 맞는 신입사원 룩을 고수한다. 때문에 매회 비슷하면서도 다른 패턴으로 선보이는 인물별 오피스룩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같은 신입 사원이라도 차이를 줘 룩에 절묘한 캐릭터를 담았다.
하지만 보다 보니 뭔가 참견하고 싶어진다. 캐릭터의 명암을 선명히 드러내야 하기에 드라마라면 지금으로 완벽하지만 현실이라면? 드라마 속 어딘가 모자란 신입 사원인 '은·장·도'의 룩 역시 2% 부족해 보인다. 

흔히 오피스룩은 직장에서 전투복으로 불린다. 어떻게 하면 셋의 오피스 룩에서 남은 2%의 전투력을 추가 획득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았다.  

 
가성비 좋지만, 전투력은 글쎄… 고아성
검은색 투피스 정장을 고집하는 고아성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홈페이지]

검은색 투피스 정장을 고집하는 고아성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홈페이지]

5년째 고배를 마시다 간신히 계약직 턱걸이로 입사한 고아성(은호원 역)은 흙수저를 대표한다. 멋도 사치다. 고아성에게 허락되는 전투복은 검은색 투피스 치마 정장뿐이다. 사회 초년생 아니, 면접을 위해 한 벌 샀음 직한 정직한 검은 정장을 줄기차게도 입고 다닌다. 물론 아무 디테일 없는 어중간한 굽의 검정색 힐과 각 그랜저가 울고 갈 정도로 네모난 검은 숄더백은 옵션이다. 멋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정직한 룩이지만, 고아성 패션은 요즘 은근히 취준생들의 단골 검색 키워드다. 합격을 부르는 룩이라나.
하지만 공기업이 아니라면, 이런 고지식한 검은 정장은 때론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목을 옥 죄는 드레스 셔츠(일반적인 포멀 셔츠) 대신 차이나 칼라나 라운드 넥 블라우스를 선택해 보면 어떨까. 이때 흰색 셔츠 대신 아이보리나 살구빛 실크 셔츠를 입으면 피부 톤을 화사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그래도 전투복은 검은 정장에 흰 셔츠라는 공식을 버릴 수 없다면 구두라도 옅은 베이지 혹은 카멜 컬러에 약간 높은 굽(7cm 이상)을 신자. 하의의 검정색 H라인 스커트는 넉넉한 사이즈보다 몸에 적당히 맞는 편이 멋스럽다. 키가 작다면 스커트는 허리선이 살짝 위로 올라오는 하이 웨이스트 스타일을 추천한다. 작은 차이라도 당장 실루엣이 달라지는 기적을 경험하게 될 것.
 
범생이와 엄친아는 한끗차, 이호원
완벽하다, 하지만 어딘가 답답 하다· 이호원의 룩 [사진 자체발광 오피스 홈페이지]

완벽하다, 하지만 어딘가 답답 하다· 이호원의 룩 [사진 자체발광 오피스 홈페이지]

한편 같은 신입사원이라도 고아성과는 전투복 때깔부터 다른 이호원(장강호 역)의 룩은 일명 강남 8학군 룩이다. 헬리콥터 맘에 의해 잘 다듬어진 만점 스펙에 어디 하나 모난 곳 없는 외모를 지닌, 곱게 자란 엄친아 스타일의 전형을 보여준다. 주로 단정한 느낌의 짙은 감색 수트에 블루 스트라이프 셔츠를 매치하고 적당히 감각 있는 패턴의 넥타이를 맨다. 여기에 그 만의 필살기를 더한다면 바로 니트 레이어링. 넥타이까지 맨 셔츠 위에 라운드 넥의 얇은 니트 스웨터를 더해 단정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하지만 어딘가, 부족하다. 스펙은 완벽하지만 소심하고 늘 기죽어 있는 그의 캐릭터를 그대로 설명하듯 그의 패션에는 한 가지 맹점이 있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고, 지나치게 꽉 막힌 모범생 스타일이라는 점. 특히 셔츠에 매치하는 얇은 니트 스웨터는 단정해 보이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이호원의 캐릭터와 맞물려 온실 속 도련님 같은 유약한 느낌을 준다. 완벽하게 다듬어져 있지만 자기 주도형 스타일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처럼 어색한 구석이 엿보인다. 목을 꼭 죄는 셔츠에 넥타이, 니트까지 더해 때론 답답한 느낌도 든다.
비결은 의도적으로 살짝 여유를 주는 것. 니트를 입고 싶다면 타이를 생략하고,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고 싶다면 간결한 무늬의 얇은 타이를 매 보면 어떨까. 약간 풀어진 듯한 룩으로 남성미를, 더 나아가 섹시함이라는 의도치 않은 능력치를 획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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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차는 되어 보이는 쓸쓸한 신입 스타일, 이동휘[사진 자체발광 오피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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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휘(도기택 역)의 오피스 룩은 신입 사원의 룩이라기보다 대리의 그것에 가깝다. 대한민국 최저 스펙에 믿었던 애인에게 버림받는 공시생 캐릭터를 설명하는데 의욕 없어 보이는 신입 사원 룩만큼 딱 맞는 옷도 없을 터. 어딘가 헐렁해 보이는 구겨진 실루엣의 수트, 셔츠도 완전히 새하얗기보다 적어도 2~3년은 입은 듯 낡아 보이는 풀 죽은 미색이다. 넥타이도 젊은 애 답지 않게 가로가 넓은 아재 스타일에 멋모르고 구입했을 법한 스트라이프 무늬는 어딘가 싸구려 티가 난다.
딱 한 가지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은 순정파 남자 캐릭터의 면모를 오롯이 드러내는 안경. 얇고 견고해 보이는, 다시 말해 고급스러워 보이는 얇은 테에 너무 동그랗지도, 또 너무 각지지도 않아 은근히 멋스러운 곡선을 가진 안경을 끼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동휘 안경은 벌써부터 포털 사이트 검색 키워드에 올라 있다. 
안경에서 눈치 챘듯이 이 캐릭터의 필살기는 부드러움이다. 어깨 좁아 보이는 칼 같은 검은색 혹은 짙은 색 수트 대신, 그레이 컬러나 밝은 감색 컬러의 수트를 선택해 볼 것. 체크무늬 등 패턴이 있는 재킷을 콤비 스타일(재킷과 바지를 다른 색으로 매치하는 것)로 소화해보는 것도 좋겠다. 넥타이는 조금 더 가로 넓이가 얇아 민첩해 보이는 것으로, 경쾌한 컬러의 스트라이프 패턴의 것으로 신입사원다운 ‘의욕 있음’을 적극 어필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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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사진 MB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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