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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잔치는 시작됐다 … 4년 부상 딛고 우뚝 선 ‘오’뚝이

중앙일보 2017.03.28 01:00 종합 24면 지면보기
프로 6년차 오세근이 부상과 시련을 털고 정규리그 MVP로 우뚝 섰다. 쌍둥이를 얻어 아빠로서 책임감까지 생긴 그는 “바닥을 쳤으니까 이젠 올라갈 때다. 더 강해지겠다”고 말했다. [안양=박종근 기자]

프로 6년차 오세근이 부상과 시련을 털고 정규리그 MVP로 우뚝 섰다. 쌍둥이를 얻어 아빠로서 책임감까지 생긴 그는 “바닥을 쳤으니까 이젠 올라갈 때다. 더 강해지겠다”고 말했다. [안양=박종근 기자]

프로 6년차 오세근이 부상과 시련을 털고 정규리그 MVP로 우뚝 섰다. 쌍둥이를 얻어 아빠로서 책임감까지 생긴 그는 “바닥을 쳤으니까 이젠 올라갈 때다. 더 강해지겠다”고 말했다. [안양=박종근 기자]

프로 6년차 오세근이 부상과 시련을 털고 정규리그 MVP로 우뚝 섰다. 쌍둥이를 얻어 아빠로서 책임감까지 생긴 그는 “바닥을 쳤으니까 이젠 올라갈 때다. 더 강해지겠다”고 말했다. [안양=박종근 기자]

 
코트에서 뛸 수만 있다면 영혼이라고 팔고 싶었다. 농구공을 한 번이라도 더 만져보고 싶었다. 키 2m의 이 사나이는 프로데뷔 이후 줄곧 부상에게 발목을 잡혔다. 더구나 한 순간의 실수가 그를 망가뜨렸다. 모두가 그의 농구인생은 끝났다고 했다. 그때 사랑하는 아내가 그의 손을 잡아줬다. 힘줄이 끊어지고, 발목뼈가 부러졌지만 그는 다시 일어섰다. 그리고는 국내 프로농구에서 최고의 선수의 자리에 올랐다. 2016~2017 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오세근(30·KGC인삼공사)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남자농구 정규리그 MVP 오세근
데뷔 첫 해 신인왕 ‘최고 유망주’
발목·무릎 부상 겹쳐 긴 슬럼프
“중도 포기 않고 최고 선수 될게요”
아버지와 약속 떠올리며 절치부심
“이제 바닥 쳤으니 오래 뛰고 싶어”

 
오세근은 27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101표 중 65표를 받아 팀 동료 이정현(35표)을 제치고 MVP가 됐다. 2011~12 시즌 신인상을 받았던 오세근은 5년 만에 개인 타이틀 최고상을 받았다. 오세근은 “팀 동료인 정현이와 주장 양희종 형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어려움을 같이 이겨낸 아내에겐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울먹였다.
 
MVP 수상이 오세근에겐 각별할 수밖에 없다. 인삼공사 센터인 그는 골밑을 책임지며 올시즌 평균 13.98점, 8.3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오세근은 “밑바닥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와 정상을 밟았다. 기록도 중요하지만 다치지 않고 모든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던 게 더 행복하다” 고 말했다. 2011년 2월 프로에 입문할 때만 해도 오세근은 한국 농구 최고의 유망주였다. 서장훈·김주성의 대를 이을 만한 ‘빅맨’으로 불렸다. 초등학교 당시 그는 전국 1~2위를 다투던 볼링 유망주였다. 친구들과 어울려 길거리 농구를 하다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농구를 했다. 그때 이미 그의 키는 1m93cm나 됐다. 타고난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제물포고 시절엔 전국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중앙대 4학년이던 2010년 대학리그에선 한국 농구 최초의 쿼드러플 더블(14점·18리바운드·13어시스트·10블록슛)을 달성했다.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프로에 입문할 당시 그는 “김주성·서장훈 선배를 뛰어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세근과 쌍둥이 아들 지훈, 딸 시은  [사진 오세근 제공]

오세근과 쌍둥이 아들 지훈, 딸 시은 [사진 오세근 제공]

 
사자갈기 같은 헤어스타일에 패기 넘치는 플레이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래서 그는 ‘사자왕’이란 별명을 얻었다. 프로 첫 해, 그는 거침없는 플레이로 챔피언결정전 MVP와 정규리그 신인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그러나 프로 2년차에 불행이 닥쳤다. 훈련 중 오른쪽 발목 힘줄이 끊어지는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결국 2012~13시즌엔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2014년엔 왼쪽 발목 복숭아뼈 골절을 당했다. 2015~16시즌 직후엔 왼쪽 무릎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는 “대학교 때 까지 크게 다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실망이 더 컸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데뷔 이후 성한 몸으로 한 시즌을 보낸 적이 거의 없다. 지난 시즌 초엔 대학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됐던 사실이 드러나 2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27일 ‘KBL 올타임 레전드 12’를 수상한 헤인즈·양동근·김주성·주희정·현주엽, 시상자로 나선 윤세영 초대 총재, 추승균·전희철·이상민·문경은·허재(왼쪽부터). [사진 KBL]

27일 ‘KBL 올타임 레전드 12’를 수상한 헤인즈·양동근·김주성·주희정·현주엽, 시상자로 나선 윤세영 초대 총재, 추승균·전희철·이상민·문경은·허재(왼쪽부터). [사진 KBL]

사람들은 말했다. 오세근은 끝났다고. 오세근은 “무척 힘든 시기였다. ‘다른 선수들은 코트에서 뛰는데 나는 지금 뭘 하는 건가’ 많이 생각했다. 부상은 내 자신과 싸워 이겨야 하는 또 다른 전쟁이었다. 복귀해도 몸 상태가 예전같지 않았다. 욕도 많이 먹었고, 눈물도 많이 흘렸다” 고 말했다.
 
밑바닥까지 떨어진 오세근은 자신의 농구인생을 돌이켜봤다. 그때 떠오른 게 아버지와의 약속이었다. 그의 부모님은 아들이 운동을 하는 걸 반대했다. 그 때 오세근은 두 가지 약속으로 아버지(오도영·57)를 설득했다. 첫째는 ‘절대 중간에서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둘째는 ‘최고가 된 뒤 은퇴하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재활훈련을 하면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농구 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러자 농구가 더 절실해졌다. 아버지와의 약속은 내가 농구를 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픈 발목을 부여잡고 다시 일어섰다. 지난해 10월엔 쌍둥이(아들 지훈, 딸 시은)를 얻으며 아빠가 됐다. 올 시즌 그는 경기당 평균 32분38초 동안 뛰었다. 데뷔 이후 가장 오랫동안 코트에서 뛰었다. 체구가 큰 외국인 빅맨들과 부딪히면서도 그는 버텨냈다. 서른에 접어들어 농구인생의 꽃을 활짝 피워낸 그는 “가능하면 오랫동안 농구를 하고 싶다. 김주성 형처럼 코트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다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 6년차 오세근이 부상과 시련을 털고 정규리그 MVP로 우뚝 섰다. 쌍둥이를 얻어 아빠로서 책임감까지 생긴 그는 “바닥을 쳤으니까 이젠 올라갈 때다. 더 강해지겠다”고 말했다. [안양=박종근 기자]

프로 6년차 오세근이 부상과 시련을 털고 정규리그 MVP로 우뚝 섰다. 쌍둥이를 얻어 아빠로서 책임감까지 생긴 그는 “바닥을 쳤으니까 이젠 올라갈 때다. 더 강해지겠다”고 말했다. [안양=박종근 기자]

프로 6년차 오세근이 부상과 시련을 털고 정규리그 MVP로 우뚝 섰다. 쌍둥이를 얻어 아빠로서 책임감까지 생긴 그는 “바닥을 쳤으니까 이젠 올라갈 때다. 더 강해지겠다”고 말했다. [안양=박종근 기자]

프로 6년차 오세근이 부상과 시련을 털고 정규리그 MVP로 우뚝 섰다. 쌍둥이를 얻어 아빠로서 책임감까지 생긴 그는 “바닥을 쳤으니까 이젠 올라갈 때다. 더 강해지겠다”고 말했다. [안양=박종근 기자]

◆신인상은 전자랜드 강상재

신인상의 주인공은 96표를 얻은 강상재(23)였다. 올 시즌 평균 8.2점, 4.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전자랜드의 6강 플레이오프를 이끈 그는 최준용(SK·5표)을 크게 제쳤다. 
 
안양=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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