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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싫어요' 세계 각지로 피신하는 러시아인들

중앙일보 2017.03.27 15:30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중앙포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중앙포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철권통치를 피해 독일 등 해외로 이주하는 러시아인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푸틴이 대통령에 재선된 2012년 이후 5년 간 독일로 이민을 가는 러시아인들이 급격히 늘었다”며 “지난해 베를린에 거주하는 러시아인은 2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2001년부터 베를린에 거주해 온 러시아인 알렉산데르 델피노프는 “유럽으로 이주하는 러시아인들은 모국에서 더 이상 희망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며 “숨 돌릴 여유를 찾고 싶어하는 중산층이 대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베를린에선 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 카자흐스타인, 리투아니아인이 모두 어울려 살고 있다”며 “베를린은 소련이 꿈꾸던 유토피아, 우리가 살고 싶어하던 이상적 모스크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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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들의 도피처는 베를린뿐만이 아니다. 런던, 뉴욕, 이스라엘 텔아비브,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니우스 등 세계 각지로 푸틴의 폭정에 지친 러시아인들이 거처를 옮기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지역별로 특색도 다양하다. 금융이 발달한 런던엔 돈 많은 상류층 남성들과 그들의 아내, 정부들이 모여 있다. 러시아 정부에 비판적인 온라인 매체 메두자(Meduza) 본사가 위치한 리가는 러시아 독립언론의 산실이다. 푸틴 정부에 반대하는 인권운동가들은 빌니우스를 선호한다.  
 
 
월세가 비교적 저렴하면서 도시 분위기가 자유로운 베를린엔 주로 화가, 음악가, 작가 등 예술가들이 모여 있다. 델피노프는 “베를린에선 러시아에서 하지 못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마음껏 욕을 하거나 심지어 사탄을 숭배해도 된다”며 독일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강조했다. 러시아 예술가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베를린에선 러시아 예술이 꽃을 피우고 있다. 2013년 독일어권 최고 영예의 문학상인 잉게보르크 바흐만 문학상을 수상한 카티야 페르로브스카야, 맨부커 인터내셔널 후보에 올랐던 베스트셀러 작가 블라디미르 소로킨 등 현대 러시아 문학의 거물들이 모두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1999년 총리로 취임한 뒤 2000년 대통령에 당선됐고, 임기를 마친 2008년엔 다시 총리직을 차지했다. 총리 임기가 끝난 2012년 대통령에 재선돼 지금까지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다. 푸틴 대통령은 2012년 대통령에 당선된 이래 반정부 인사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하는 등 철권통치를 가속화해왔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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