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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학대한 적 있다” 3년 새 급감...아동학대 기사 영향?

중앙일보 2017.03.26 14:41
한 비영리단체가 진행한 아동학대 예방캠페인. [중앙포토]

한 비영리단체가 진행한 아동학대 예방캠페인. [중앙포토]

자녀를 '학대'한 적 있는 부모는 얼마나 될까. 지난해 기준으로 4명 중 1명 이상이다. 많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4년 전과 비교하면 훨씬 줄어든 수치다. 2013년엔 절반 가까운 부모가 자녀를 학대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변화엔 아동학대를 폭로하는 언론 보도 등 '사회적 인식 개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됐다.
  

여가부, 지난해 6000명 대상 '가정폭력 실태조사'
13년보다 적극적 신고 의향 ↑…"인식 대폭 개선"
부부ㆍ자녀ㆍ노인 등 폭력 경험, 전반적으로 줄어
"폭력 허용하는 문화 개선, 경찰 등 도움 늘려야"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9~12월 전국 성인 남녀 6000명을 조사한 '2016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7년부터 3년마다 실시된다.
 
  조사 결과 부부 폭력이나 자녀 학대 등 각종 가정폭력이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하겠다는 응답자가 2013년보다 크게 늘었다. 2013년엔 응답자의 55%가 본인 집에서 가정폭력이 발생하면, 55.6%가 이웃집에서 가정폭력이 발생하면 각각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엔 응답자의 61.4%가 부부 폭력이 본인 집에서 발생하면, 65%가 이웃집에서 발생하면 각각 신고하겠다고 밝히는 등 신고 의사가 강해졌다. 자녀 학대는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가 더 강했다. 본인 집에서 학대가 발생하면 신고한다는 비율이 72.9%, 이웃집에서 발생하면 신고한다는 응답은 77.1%에 달했다.
 
  이는 가정폭력에 대한 국민 인식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민아 여가부 복지지원과장은 "정부가 가정폭력 등 4대 악 근절에 집중한 데다 최근 아동학대 등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쏟아졌기 때문에 국민 인식이 개선된 거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의식 개선과 함께 전반적인 가정폭력 실태도 대폭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1년간 배우자에게 신체적·정서적·경제적·성적 폭력을 겪었다는 여성은 12.1%로 2013년(29.8%)보다 크게 줄었다. 특히 정서적 폭력을 당했다는 응답자가 28.6%에서 10.5%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남성도 비슷했다. 배우자에게 폭력을 당한 남성은 8.6%로 4년 전과 비교하면 18.7%포인트 감소했다.
 
  미성년 자녀를 둔 응답자 중 자녀를 학대한 경험이 있다는 비율은 27.6%였다. 2013년(46.1%)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것이다. 또한 65세 이상 응답자가 자녀 등 가족원에게 학대를 경험(노인학대)한 비율도 7.3%로 3년 새 3% 포인트 하락했다.
 
  가정폭력 감소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은 뭘까. 응답자들은 폭력을 허용하는 사회 문화 개선(24.9%)이 가장 시급하다고 꼽았다. 강은희 여가부 장관은 "이번 조사에선 가정 폭력률이 감소하고 신고 의사가 높아지는 등 전반적으로 가정폭력 근절에 대한 국민 인식 수준이 높아진 걸로 나타났다. 다만 가정폭력 발생시 경찰 등 공적지원체계에 도움을 요청하는 비율이 낮은 걸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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