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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실험 임박 경고등 … 여러 핵물질 하루에 터뜨릴 수도

중앙일보 2017.03.25 01:47 종합 5면 지면보기
북한이 곧 6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는 경고등이 곳곳에서 켜지고 있다.
 

합참 “김정은 명령 땐 수시간 내 가능”
미 폭스뉴스 “이르면 이달 말 실시”
미 공군 핵탐지 정찰기 일본 급파
“몰아 하면 다량 데이터 한번에 얻어”
파키스탄은 이틀간 6차례 실험도

북한 사정에 정통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24일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정보가 있다”며 “북한이 이번에는 여러 종류의 핵물질을 한꺼번에 실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플루토늄탄·우라늄탄·증폭 핵분열탄 등을 연달아 터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1·2차 핵실험의 경우 플루토늄탄을 사용했고, 3차 때는 우라늄탄을 시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4·5차에선 수소탄과 핵탄두를 실험했다고 발표했지만 한·미는 이보다 단계가 낮은 증폭 핵분열탄으로 봤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하루에 여러 번의 핵실험을 실행한 파키스탄 모델을 따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키스탄은 1998년 5월 28일(현지시간)과 30일 이틀에 걸쳐 6차례의 핵실험을 했다. 이 관계자는 “핵실험을 몰아서 하면 다량의 데이터를 한 번에 얻을 수 있다”며 “또 더 이상 핵실험을 안 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외부 세계엔 던지는 대신 핵 보유국의 인정을 요구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북한은 최고 지도부(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결심만 있으면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오래전부터 6차 핵실험을 은밀하게 준비했다”며 “명령이 떨어지면 수시간 안에 핵실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참은 풍계리 핵실험장에 이미 핵실험 준비가 다 된 갱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이 1~5차 핵실험을 감행한 함경북도 풍계리 일대를 말한다. 한·미는 풍계리 핵실험장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의 폭스뉴스는 “북한의 핵실험은 이르면 이달 말 실시될 수 있다”며 “북한이 핵실험장 주변에 새로운 갱도 굴착 작업을 마무리하고 핵실험 준비를 거의 마쳤다”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북한 핵실험장 주변에서 기존 핵실험 때와 유사한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대기 중 방사능 핵종(방사성물질)을 탐지하는 미 공군의 특수정찰기인 WC-135 스니퍼도 최근 일본에 급파됐다고 한다. 곧 북한의 핵실험이 있을 것이란 예측은 다음달 김일성 생일 105주년(4월 15일)과 인민군 창건 기념일 85주년(4월 25일) 등 ‘꺾어지는 해’, 정주년이 이어지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북한이 중요하게 여기는 이날에 대내외적으로 보여줄 이벤트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한·미와의 대화로 대결 국면을 풀자는 중국의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중국을 찾은 이길성 외무성 부상은 중국이 제안한 ‘쌍중단(雙中斷, 북한 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이나 ‘쌍궤병행(雙軌竝行, 비핵화 프로세스와 한반도 평화협정 협상 동시 진행)’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중국의 새로운 제안이 있었으나 북한은 옛날 얘기를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의 핵 포기 의지가 현재까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6차 핵실험은 역대 최대 규모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풍계리 핵실험장에 상당 규모의 굴착 작업이 진행 중이며, 그 규모가 최대 282㏏(1㏏은 TNT 폭약 1000t의 위력)의 폭발력을 견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위력이 가장 컸던 핵실험은 5차(10㏏) 때였다.
 
북한은 지난 22일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미국의 핵 위협 공갈과 핵 무력 증강 책동은 우리의 자위적인 핵 공격 능력을 고도로 강화하게 만든 근본 요인”이라며 “핵몽둥이를 마구 휘둘러대는 미국을 도창(창칼)이나 자동보총(소총), 대포와 같은 재래식 무기만 가지고 맞설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용수·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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