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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테러 전과 없던 평범한 영국인, 어쩌다 '외로운 늑대'가 됐나

중앙일보 2017.03.24 19:59 종합 6면 지면보기
비아스 엘우드 영국 외무차관(가운데)이 22일 런던 테러 현장에서 쓰러진 시민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비아스 엘우드 영국 외무차관(가운데)이 22일 런던 테러 현장에서 쓰러진 시민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런던 테러범이 영국 남부 태생의 칼리드 마수드(52)로 확인됐다. 폭행과 흉기 소지 등의 혐의로 수차례 기소된 적이 있지만 테러와 관련해 전과는 없는 인물이다. 기존 테러범에 비해 나이가 많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왔다는 이웃들의 반응에 따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잠재적 ‘외로운 늑대’를 활용했을 수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웨스트민스터' 테러범은 영국 남부 출신 52세 마수드
IS, 감시망에 없는 '주변부 인물' 골라 선동했을 가능성


 최소 5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40명을 다치게 한 테러범 마수드는 1964년 런던 남쪽 켄트에서 태어나 최근까지 웨스트미들랜드주 버밍엄 등에서 가족과 함께 거주해 왔다고 영국 경찰이 23일(현지시간) 밝혔다. 버밍엄의 이웃들은 “마수드는 파트너와 함께 6세 아이를 키웠고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곤 했다”고 말했다. 그가 이슬람으로 개종한 뒤 기도할 때 입는 하얀 옷을 종종 입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마수드는 범행에 사용한 현대차 i40를 렌트할 때 직업란에 교사라고 적었지만 영국 내 학교에서 자격증을 갖춘 교사로 일한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의회에서 마수드가 몇 년 전 폭력적인 극단주의와 관련성이 의심돼 국내 담당 정보기관인 MI5로부터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테러와 관련해 ‘주변부 인물’로 분류돼 왔다고 덧붙였다.
 
 여러 가명을 써 온 마수드는 19세 때부터 폭행, 흉기 소지, 공공질서 위반 등의 혐의로 여러 차례 기소됐지만 테러와 관련해 기소된 적은 없어 감시망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마수드와 루턴 지역에서 동거한 39세 여성은 이번 테러 이후 추가 테러를 준비한 혐의로 체포됐다.
 
 영국 경찰은 마수드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지만 영국 언론들은 IS가 자신들이 이번 테러의 배후라고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국의 감시가 허술한 잠재적 ‘외로운 늑대’를 선동해 테러에 나서게 했을 수 있어서다.
 
 일간 가디언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16년 동안 벌어진 테러의 상당수가 극단주의 무장단체에서 훈련받은 전문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자발적으로 테러 공격에 나서는 이들에 의해 저질러졌다고 분석했다. IS는 이번 테러와 관련해 자신들의 요청에 병사가 응답해 벌인 일이라고 발표했는데, 지난해 6월 미국 플로리다 나이트클럽에서 총기를 발사한 오마르 마틴과 지난해 7월 프랑스 니스에서 트럭으로 행인을 친 테러범에 대해서도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테러단체들이 주변부 인물과 접촉해 테러 사상을 전파해 벌이는 테러를 사전에 방지하는 게 정보기관들의 커다란 과제라고 지적했다.
 
 벨기에 북부 도시 안트베르펜에서도 23일 자동차를 몰고 인파로 가득한 쇼핑 거리로 질주하려던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는데 차량에서 무기가 발견됐다. 모방 범죄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75세 남성이 숨져 이번 테러의 일반인 희생자는 4명으로 늘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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