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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남매의 성장기가 고스란히 담긴 악뮤 일기장

중앙일보 2017.03.24 11:22
23일부터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일기장' 콘서트를 진행하는 악동뮤지션. [사진 YG엔터테인먼트]

23일부터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일기장' 콘서트를 진행하는 악동뮤지션.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의 일기장엔 무슨 내용이 적혀있을까. 23일 서울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열린 악동뮤지션 콘서트 ‘일기장’ 첫 공연에 그 힌트가 있었다. 이찬혁(21)ㆍ수현(18) 남매 어머니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된 일기장에는 이들이 세상에 탄생하는 순간부터 성장과정이 빼곡하게 담긴 홈비디오로 포문을 열었다.

23일부터 서강대 메리홀서 8회 콘서트
찬혁일기, 수현일기, 악뮤일기 콘셉트
히트곡부터 디스곡까지 20곡 라이브
"힙합만큼 멋진 동요 만들고파" 각오


작사ㆍ작곡과 프로듀싱을 맡고 있는 이찬혁과 보컬과 입덕 담당을 맡은 ‘입덕 요정’ 이수현이라고 각자 자신을 소개한 이들은 3가지 관전 포인트를 꼽았다. 순수하지만 능수능란한 매력, 각종 행사로 다져진 입담, 음향이 좋은 곳에서의 공연 등이 바로 그것. 농담처럼 던졌지만 이는 공연을 관통하는 키워드이기도 했다. 이미 2014년 11월 1300석 규모의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첫 콘서트 ‘악뮤 캠프’를 진행했던 이들이 왜 500석 규모의 공연장으로 자리를 옮겼는지, 2012년 ‘K팝스타2’에 처음 출연했을 때만 해도 몽골에서 온 청정남매로 불리던 이들이 YG를 만나 어떻게 ‘만담 뮤지션’으로 거듭났는지를 보여주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악동뮤지션은 직접 만든 곡으로 사춘기의 감성을 노래한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악동뮤지션은 직접 만든 곡으로 사춘기의 감성을 노래한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에 걸쳐 ‘사춘기 상ㆍ하’로 구성된 앨범을 내놓은 이들은 ‘리얼리티’, ‘오랜 날 오랜 밤’ 등 히트곡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덜 알려진 수록곡을 부르는 데 더욱 공을 들였다. “여러분에게 가장 사랑받은 곡과 가장 모르실 만 한 곡을 묶은 여러분에 의한, 여러분을 위한, 여러분을 향한 메들리”라고 소개하며 ‘소재’, ‘다리꼬지마’, ‘새삼스럽게 왜’ 등 3곡을 어쿠스틱 버전으로 선사했다. 직접 곡을 만드는 싱어송라이터로서 가장 익숙한 곡을 다르게 들리게 하고, 가장 낯선 곡을 새롭게 다가오게 만드는 실험을 한 셈이다.
 
악뮤의 센스는 공들인 VCR에서도 잘 드러났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패러디한 인터뷰 영상을 통해 현실 남매로서 쉴 새 없이 티격태격하는 장면을 보여준 뒤 지드래곤의 ‘원 오브 어 카인드’를 재해석한 ‘남매전쟁’으로 “힙합씬의 제우스와 세일러문”을 자처하며 서로를 디스하는 모습으로 새로운 매력을 보여줬다. ‘도깨비’를 패러디한 ‘도깨비 남매’ 역시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드라마 삽입곡인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를 부르며 무대에 재등장하며 힙합부터 발라드까지 ‘안 되는 게 없는’ 뮤지션임을 스스로 증명해나갔다.
 
서로 악동뮤지션 성공에는 본인 지분이 더 많다며 디스곡을 통해 투닥대는 모습.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서로 악동뮤지션 성공에는 본인 지분이 더 많다며 디스곡을 통해 투닥대는 모습.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무엇보다 가슴을 뭉클하게 한 건 일기장에 써 내려간 이들의 진짜 고민이었다. 이찬혁은 “우리 노래 중 꿈과 희망을 노래한 게 많은데 언젠가부터 꿈이라고 하면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노래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많더라”며 “멋있는 힙합 곡은 많은데 정반대로 동요처럼 부르는 노래도 멋있게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7살 때 “나의 꿈은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면 칭찬받지만 21살에도 같은 꿈을 말하면 “정신차려”라는 말을 듣는 현실에도 자신처럼 꿈꾸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싶다는 다짐은 ‘그때 그 아이들은’이 더욱 와닿게 만들었다.  
 
140분간 이어진 20곡의 무대는 이들이 보낸 사춘기가 얼마나 값진지를 보여줬다. ‘찬혁일기’와 ‘수현일기’ 버전에서는 이날 펼쳐진 ‘악뮤일기’와는 다른 구성과 셋리스트를 선보인다고 하니 보다 내밀한 이야기들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8회, 광주, 대구, 부산까지 전국투어를 마치고 나면 이들의 일기장에 또 어떤 이야기가 쌓여갈지 궁금하다.
힙합만큼 멋진 동요를 만들 수 있기를 꿈꾸는 악동뮤지션이 부르는 '작은별'. [사진 YG엔터테인먼트]

힙합만큼 멋진 동요를 만들 수 있기를 꿈꾸는 악동뮤지션이 부르는 '작은별'.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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