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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램프를 제거하라...피말리는 12시간 긴급 작전

중앙일보 2017.03.24 10:46
세월호 좌현 램프 제거 작업은 한 마디로 ‘피 말리는 12시간’으로 정리된다. 인양업체인 중국 상하이샐비지 소속 잠수부가 램프가 열려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건 23일 오후 6시 30분이었다. 간섭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수면 아래에서 상황을 지켜보다가 개방된 램프를 발견했다. 
세월호가 23일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바다에서 인양되고 있다. 이날 오후 세월호 선체 좌측 선미 램프가 열린 것이 뒤늦게 발견돼 잠수부를 투입해 램프 절단 작업을 진행했다. [사진 김상선 기자]

세월호가 23일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바다에서 인양되고 있다. 이날 오후 세월호 선체 좌측 선미 램프가 열린 것이 뒤늦게 발견돼 잠수부를 투입해 램프 절단 작업을 진행했다. [사진 김상선 기자]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는 즉각 긴급회의를 열고 논의를 벌여 오후 8시부터 램프 제거 작업에 착수했다. 램프가 개방돼 있으면 세월호를 목포신항으로 운반할 반잠수식 선박에 실을 수 없다.

램프 경첩 4개 제거하는 고난도 작업
잠수부 밤샘 교대작업 끝에 골든타임 이전 제거 성공



기존 목표대로 세월호 선체를 수면 위 13m까지 부양하면 수면 아래에 나머지 9m가 남아있게 된다. 여기에 리프팅빔 두께가 1m이고, 목포신항 거치 때 쓰기 위한 1.5m 규모의 받침목도 설치해야 한다. 이로 인해 수중에는 총 11.5m가 잠겨 있게 된다. 그런데 반잠수식 선박은 수면 아래 13m까지만 잠수가 가능하다. 세월호와의 여유 공간은 1.5m. 그런데 갑자기 10m에 달하는 램프가 추가되면서 선적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램프 제거를 결정했지만, 시간이 없었다. 소조기가 끝나는 24일 자정 이전에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에 실어야 하는 상황이라 아무리 늦어도 24일 오전 8시까지는 램프를 제거해야 했다. 이 시간이 지나면 세월호 인양을 포기하고 다시 바다로 내려놓아야 할 수도 있었다.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작업은 쉽지 않았다. 램프와 선체를 연결하는 4개의 경첩(힌지)을 잘라내는 작업인데, 잠수부가 오랜 시간 수중에 있을 수는 없어 2명씩 교대로 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한 팀이 작업하다가 중간에 나오고, 다음 팀이 작업을 이어가는 형태였다. 그러다 보니 새 잠수부가 정확한 위치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램프의 문 길이가 약 10m, 폭만 약 8m, 로 상당히 커 절단 과정 자체도 어려웠다. 이철조 해양수산부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장은 "램프 절단은 산소용접을 통해 이뤄졌다"며 "수중에서 용접 작업은 육상에 비해 작업 능률이 절반수준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다행히도 밤샘 작업 속에 오전 6시쯤 경첩 4개 중 3개를 제거했고, 6시 45분에 마지막 경첩을 제거한 뒤 램프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세월호의 수면 위 부상 높이도 12m까지 올라갔다. 골든타임 안에 작업이 끝나면서 세월호 인양 작업은 계속 진행될 수 있었다. 
 
 
하지만 램프 개방 자체에 대해서는 당분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일단 램프 절단을 함에 따라 세월호 선체에 생긴 구멍이 생겼다. 해수부는 당초엔 이곳에 유실방지막을 설치하려 했지만 계획을 철회했다. 이철조 단장은 "24일 자정까지 잠수식 선박까지 옮겨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며 "다행히 세월호 균형이 바뀔 정도로 구멍에서 큰 화물이 빠져나가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램프가 제거된 D데크가 화물칸으로 미수습자가 있을 확률은 적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인양을 시도하기 전에 램프가 열린 것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램프는 문이기 때문에 배가 출항하면 닫혀야 한다. 정부는 세월호가 해저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생긴 충격으로 열린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개방 사실을 미처 발견 못한 건 이 램프가 세월호가 바닥에 닿아 있던 왼쪽 부분에 있어서다. 들어 올리기 전까진 보이지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설명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이도 있다. 


앞서 리프팅빔을 설치하면서 이미 선미를 들었고, 리프팅 빔 설치 이후에도 시험 인양 과정에서도 세월호를 1m 이상 들려있었기 때문에 이때 발견할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그랬다면 사전에 문제를 인지하고 대비할 수 있었다. 


이철조 단장은 “시험인양해 1m 위로 올라 온 뒤에도 잠수사들이 들어갔지만 이 때는 33개 리프팅빔의 이상 여부만 확인했다. 리프팅빔 바깥에 있는 램프 이상 여부를 확인 못한 점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진도=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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