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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놓고 소송전 눈앞, 금호타이어가 뭐길래 …

중앙일보 2017.03.24 03:00 경제 2면 지면보기
‘주인 찾기’에 들어간 금호타이어가 산업계는 물론 대선을 앞둔 정치권까지 주목하는 이슈로 떠올랐다.
 

박삼구 회장 첫 입사, 각별한 애정
그룹 재건위해 법정 다툼까지 각오
정치권선 표 의식해 해외매각 제동
중국 더블스타는 회사 기술력 탐내
인수 성공 땐 업계 34 → 10위로도

박삼구(72)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채권단과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며 인수 의지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지,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는 무엇을 노리고 인수전에 뛰어 들었는지, 정치권은 왜 들썩이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전신은 고(故) 박인천(1901~1984) 금호그룹 창업주가 1960년 설립한 ‘삼양타이야’다. 1946년 금호고속을 창업한 박 창업주는 타이어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 직접 타이어를 만들기 위해 삼양타이야를 세웠다. 설립 당시 타이어 생산량은 하루 20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눈부시게 성장했다. 75년엔 국내 최초로 항공기용 타이어를 개발했다. 87년엔 역시 국내 최초로 수출용 차에 장착할 수 있는 인증을 얻었다. 99년엔 구멍이 나도 시속 80㎞로 달릴 수 있는 런 플랫(Run-flat) 타이어를 국내 최초, 세계 네번 째로 개발했다. 2006년 이후론 중국·미국·베트남 등에 잇달아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덩치를 키웠다.
 
올해 금호타이어 ‘입사 50주년’을 맞은 박삼구 회장과 인연도 각별하다. 창업주의 3남으로 태어난 박 회장이 연세대 졸업 후 67년 그룹에 처음 입사한 곳이 금호타이어다. 박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42) 사장도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2005년 금호타이어 기획조정팀에 입사해 금호그룹에 합류했다.
 
박 회장이 그룹을 재건하기 위해 끼워야 할 마지막 퍼즐이기도 하다. 2010년 물러났다가 2013년 복귀한 박 회장은 2015년 금호고속·금호산업을 잇달아 재인수하며 그룹 재건에 한발 다가섰다. 이번에 금호타이어를 인수해야 그룹 정통성을 살리면서 박 회장의 입지도 다질 수 있다.
 
인수는 단순히 명분이나 정통성 문제가 아니다. 그룹 ‘캐시카우(수익창출원)’가 될 잠재력도 갖고 있다. 지난해 매출 2조9476억원, 영업이익 12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할 경우 그룹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주력 계열사다.
 
글로벌 생산 6위 규모인 한국 자동차 산업의 ‘뿌리산업’이기도 하다. 금호타이어는 한국타이어·넥센과 함께 국내 타이어 업계 ‘빅3’다. 현대기아차·한국GM·르노삼성차·쌍용차 뿐 아니라 다임러(벤츠)와 폴크스바겐·BMW 같은 글로벌 업체에도 타이어를 공급한다.
 
한국군에 전투기·훈련기용 타이어도 공급하고 있다. 또한 기아차·삼성전자 광주 공장과 함께 광주·전남지역 경제 3대 축으로도 꼽히는 ‘호남 기업’이다. 정치권까지 들고 일어선 이유다.
 
더블스타가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는 단순하다. 타이어 업계 후발주자로서 단번에 금호타이어의 기술력을 가져갈 수 있는데다 중국 내 금호타이어 생산기지 4곳과 즉각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34위 수준인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글로벌 14위)를 인수할 경우 단번에 10위권으로 치고 나갈 수 있다.
 
더블스타는 ‘먹튀’ 여론을 의식한 듯 “금호타이어 최대 주주가 되더라도 독립 경영 체제를 유지하겠다. 고용을 승계하고 인위적인 구조조정도 하지 않겠다”며 달래기에 나섰다.
 
채권단이 24일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인수전 참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론내리면 박 회장 측은 법원에 매각 중단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다.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이면 매각 작업은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법원이 박 회장 측 신청을 기각하면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 손으로 넘어간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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