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톡톡! 글로컬] 안희정 공약? 오해 부르는 충남도 정책 제안

중앙일보 2017.03.24 02:45 종합 23면 지면보기
김방현내셔널부 기자

김방현내셔널부 기자

충남도가 최근 ‘가정 양육수당을 10만원 인상하자’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고 언론 브리핑을 했다. 20만 원인 0세아(12개월 미만)의 가정양육수당을 30만원으로 높여주자는 것이다.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가정은 80만원의 지원 혜택을 받는데 사정이 그렇지 못해 집에서 키우는 부모에게 10만원이라도 더 주자는 취지다. 도가 중앙정부를 향해서 내놓은 정책 제안 형식이다.
 
하지만 대권레이스에 뛰어든 도지사가 이끄는 기관이 이런 제안을 공식 발표하는 것은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안희정 지사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올인’하기 위해 지난 1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휴가를 냈다. 휴일 등을 제외하면 실제 휴가일은 16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충남도의 ‘제안’ 보도자료를 접하는 사람들은 ‘안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양육수당이 10만원 올라가겠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다.
 
이 같은 제안 발표가 마치 안희정 대통령 후보의 공약처럼 들리는 것이다. 도는 이번에 양육수당 인상 외에도 학교급식센터 설치 의무화와 농협 중심 유통체계 개선 등도 중앙정부에 제안했다.
 
도는 이 같은 ‘제안 행정’이 처음이 아니어서 문제 될 게 없다고 한다.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까지 안 지사가 도청이나 국회에서 이런 식의 정책 제안을 여러 차례 해왔고 지방 정부가 얼마든지 정책제안을 할 수 있다”는 게 충남도의 설명이다.
 
그러나 대선 정국에 이런 제안을 계속 이어가는 게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자칫하면 공직자들이 나서 도지사를 응원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나아가 공무원들이 선거판에 뛰어든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이런 때는 ‘제안행정’보다는 차라리 도민과 직접 관련이 있는 정책을 하나라도 더 발굴해 실천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오얏 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李下不整冠)’는 속담이 있다. 행정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김방현 내셔널부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