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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주자 이재명·최성 배출한 1기 신도시 분당·일산, 라이벌 열전 2라운드

중앙일보 2017.03.24 02:41 종합 23면 지면보기
분당신도시의 대표 공원인 율동공원에는 산책로와 레저시설이 있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분당신도시의 대표 공원인 율동공원에는 산책로와 레저시설이 있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천당 아래 분당’ vs ‘천하제일 일산’.
 

살기 좋은 주거 여건 선의의 경쟁
25년만에 각각 메가시티 중심으로
이재명·최성 시장 나란히 대선출마
주민들 “지역 인지도 오른다” 반겨
“지역현안은 뒷전 시간낭비” 비판도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1기 신도시(5개)가 수도권에 들어선 1990년대. 분당과 일산은 수도권에서 가장 살기 좋은 신도시로 꼽혔다. 잘 짜인 도로망과 풍부한 편의시설, 쾌적한 녹지 등이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 시절부터 분당과 일산은 ‘라이벌 신도시’로 자리매김해 오고 있다.
 
1기 신도시가 들어선지 올해로 약 ‘4반세기’다. 분당과 일산을 각각 관할하는 성남시와 고양시는 최근 인구 100만의 메가시티로 성장했다. 인구 97만명인 성남은 ‘경기 남도’, 104만명을 돌파한 고양은 ‘경기 북도’를 각각 대표하는 거점도시로 발돋움했다. ‘분당 vs 일산’의 구도가 이제는 ‘성남 vs 고양’의 구도로 확대된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공교롭게도 두 도시의 자치단체장들이 이번에 나란히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서서 흥미로운 경쟁 구도를 펼치고 있다. 광역단체장이 아닌 기초단체장의 대선 도전은 드문 일이어서 눈길을 모은다.
 
이재명 성남시장[사진 성남시]

이재명 성남시장[사진 성남시]

이재명(53) 성남시장과 최성(54) 고양시장은 같은 50대이자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2010년 처음 당선 이후 2014년 나란히 과반득표로 재선시장이 됐다.
최성 고양시장[사진 고양시]

최성 고양시장[사진 고양시]

 
이와 관련, 성남과 고양 시민들은 최근 민주당 대선 경선을 TV 등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시민들은 “우리 시장이 중앙 정치 무대에 진출해 맹활약하면서 우리 도시의 인지도가 덩달아 올라가고 지역 이미지 개선에도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며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분당 야탑동에 사는 이동훈(45·회사원)씨는 “이재명 시장이 청년 배당과 교복사업 등 주요사업을 정부와 각을 세우면서까지 관철한 것을 보면 국가 지도자의 자질을 갖췄다고 보기 때문에 응원한다”고 말했다.
 
동양 최대 인공호수인 일산 호수공원에서 시민들이 한가로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동양 최대 인공호수인 일산 호수공원에서 시민들이 한가로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일산 백석동에 사는 김철민(38·회사원)씨는 “TV 토론을 보니 최성 시장의 식견이 풍부하고 분명한 정책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선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도시간의 선의의 경쟁은 25년쯤 전인 9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난을 풀기 위해 1기 신도시를 건설하고 입주가 시작되면서부터다. 분당은 91년, 일산은 92년부터 각각 첫 입주가 시작됐다.
 
입주 초기부터 두 신도시는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분당은 경부고속도로와 맞닿아 있고, 서울 강남과 인접하다는 지리적 여건이 장점으로 꼽혔다.
 
일산은 서울 도심과 30여 분 거리로 가깝고 자유로·지하철 3호선 개통으로 서울과의 접근성이 돋보였다.
 
신도시를 기반으로 100만 도시로 성장한 두 도시는 도서관·학원가 등 교육여건이 좋은 점도 비슷하다. 성남시는 성남외고, 고양시는 고양외고가 자랑거리다. 시민들을 위한 도심 쉼터인 대규모 공원도 잘 갖춰져 있다. 분당 율동공원은 성남시 분당 지역의 대표 공원이다. 45m 높이의 번지점프대도 갖추고 있다. 공원에는 국내 최초의 ‘책 테마파크’도 있다.
 
고양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일산 호수공원은 총면적 103만4000㎡, 호수면적 30만㎡로 동양 최대 규모의 인공 호수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자신이 제시한 ‘뉴딜성장정책’에 대해 “핵심은 공정경제질서 회복, 임금인상과 일자리 확대, 증세와 복지확대, 가계소득 증대로 경제 선순환과 성장을 이루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 고양시장은 “국내 10번째 인구 100만명의 도시가 됐고, 전국 50만 명 이상 도시 중 최초로 실질부채 제로 도시를 만들었다. 삶의 질 1위 도시의 성과를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두 도시 일각에서는 두 단체장의 대선 출마에 비판적인 목소리도 없지 않다. 두 지역에서는 “대선에 출마하라고 시장에 뽑아 준 게 아니다”거나 “산적한 지역 현안을 뒤로하고 중앙 정치판에서 시간을 낭비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성남과 고양이 각각 대선 주자까지 배출할 정도로 단기간에 급성장한 사실을 부인하는 시민들은 거의 없다. 
 
고양·성남=전익진·임명수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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