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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선 잡는 저승사자' 해경 서해5도 특별경비단 첫 훈련 가보니...

중앙일보 2017.03.23 16:57
23일 오후 2시20분쯤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전용부두 앞바다. 바다 위를 맴돌던 해경 헬기가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어선 100여 척을 발견했다. 이 상황은 즉각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 상황실로 보고됐다.
 

다음달 4일 창단되는 서해5도 특별경비단 23일 첫 훈련
NLL 인근에서 중국어선 100여척 불법조업 상황 가정해 훈련
중국 선원들의 폭력 저항 등 아찔한 상황도 재연
달아나는 중국어선의 함미를 밀어 방향 바꾸는 전략도 선보여

"특수진압대는 긴급 출동해 정밀 검문검색을 할 것" 
 
상황실에서 출동 명령이 떨어지자 연평도와 대청도에 배치된 해경 20t급 고속 방탄정 3대가 중국어선으로 향했다. 인근에 있던 500t급 경비함정 4척과 10t급 고속함정 3척도 현장으로 출발했다.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어선을 따라잡은 해경 대원들이 배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선원들은 돌과 쇳덩이를 던지고 가스통에 불을 붙이는 등 위협을 하기 시작했다. 해경이 거듭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고 경고하며 섬광폭음탄을 던졌지만 소용없었다.
 
중부해양경비 안전본부가 23일 오후 서해5도 특별경비단 창단에 앞서 '불법외국어선 단속 시범훈련'을 공개했다. 단속 대원들이 인천해경부두 인근 해상에서 불법 중국어선으로 가정한 어선에 등선해 폭력선원들을 제압하고 있다/ 20170323 전민규 기자

중부해양경비 안전본부가 23일 오후 서해5도 특별경비단 창단에 앞서 '불법외국어선 단속 시범훈련'을 공개했다. 단속 대원들이 인천해경부두 인근 해상에서 불법 중국어선으로 가정한 어선에 등선해 폭력선원들을 제압하고 있다/ 20170323 전민규 기자

 
이 과정에서 어선으로 오르던 해경 대원 2명이 바다로 떨어졌다. 이들은 인근에 있던 고속단정에 의해 구조됐다.
 
이때 고속방탄정이 전속력으로 달아나는 중국어선의 함미를 밀치기 시작했다.
 
해경 관계자는 "서해5도는 북방한계선(NLL)과 인접한 탓에 중국어선들이 NLL 북쪽으로 달아나면 나포할 수가 없다"며 "어선의 함미를 밀면 달아나는 방향을 바꾸고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어 중국어선들이 도주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순식간에 중국 어선 위로 뛰어 올라온 해경 대원들은 저항하는 선원들을 제압하고 곧바로 조타실을 장악했다.
 
"중국어선 제압 완료. 전용부두로 압송하겠음"
 
다음 달 4일 공식 창단을 앞둔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 서해5도 특별경비단의 첫 훈련은 이렇게 1시간 만에 끝났다. 

특별경비단은 서해5도에 출몰하는 중국어선들을 상시 감시하고 감독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금어기엔 조업을 쉬는 우리 어민들과 달리 중국어선들은 수시로 서해에 출몰해 조업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꽃게 조업이 시작되는 4~6월의 경우 하루 평균 200여 척에서 최대 800여 척의 중국어선들이 몰려온다. 하지만 모항인 인천에서 100∼200㎞ 떨어진 조업 구역까지 가려면 6시간 정도 걸려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이에 서해5도 어민들은 "전담 단속반을 설치해달라"고 요구하면서 특별경비단이 창설됐다.
 
중부해양경비 안전본부가 23일 오후 서해5도 특별경비단 창단에 앞서 '불법외국어선 단속 시범훈련'을 공개했다. 단속 대원들이 인천해경부두 인근 해상에서 불법 중국어선으로 가정한 어선에 등선해 폭력선원들을 제압하고 있다/ 20170323 전민규 기자

중부해양경비 안전본부가 23일 오후 서해5도 특별경비단 창단에 앞서 '불법외국어선 단속 시범훈련'을 공개했다. 단속 대원들이 인천해경부두 인근 해상에서 불법 중국어선으로 가정한 어선에 등선해 폭력선원들을 제압하고 있다/ 20170323 전민규 기자

 
이날 훈련은 NLL인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남서방 11.1㎞ 해상에서 중국어선 100여 척이 불법조업을 하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해군과의 합동 훈련으로 해경 경비함정 9척과 고속방탄정 등 고속단정 6대, 헬기 1대, 해군 고속정 2척, 민간어선 3척 등이 투입됐다.
 
해경 대원들은 중국어선 출동 준비부터 중국어선 추격·나포 과정을 그대로 보여줬다. 저항하는 중국선원들을 격투 끝에 제압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한 해경 관계자는 "중국어선들이 기상악화 등을 틈 타 불법조업을 하거나 20~30척씩 뭉쳐서 조업을 하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선 훈련때보다 심각한 상황도 벌어진다"고 말했다.
 
백학선 서해5도 특별경비단장(총경)은 "서해 5도 주민들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중국어선을 적극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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