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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이 멧돼지처럼 노무현앞 탁자를 내려친 이유는

중앙일보 2017.03.23 16:41
 “후보 그만할랍니다.”(노무현 후보)
“좋습니다! 지금 당장 기자들 불러 모아서 후보 사퇴한다고 선언하세요.그럼!”(문희상 대선 기획단장)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 등 당 지도부를 초청, 만찬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 등 당 지도부를 초청, 만찬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200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어느날 밤 선거사무실 방문을 걸어잠그고 마주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선 후보와 문희상 대선기획단장 사이에 이렇게 격한 대화가 오갔다. 두 사람이 당시 민주당 대표이던 한화갑 의원을 만나 선거 자금 문제를 논의한 직후였다. 당시 한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 같은 경우엔 후보가 되자 마자 선거자금이라며 당에 거금을 선뜻 내놓았는데 노무현 후보는 1원 한 장 가져다 주지 않으면서 당에다 선거자금 타령만 하고 있으니 대체 선거는 어떻게 할 겁니까”라고 노 후보의 면전에서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 후 선거사무실로 돌아온 노 후보는 '더이상 이런 모욕을 감수하면서까지 대통령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문 단장에게 결국 "후보를 그만하겠다"는 말까지 입밖으로 꺼냈다. 
더불어민주당 6선 문희상 의원.

더불어민주당 6선 문희상 의원.

이에 문 단장은 '아랫배에서부터 뜨거운 불덩이 같은 무언가가 솟구쳐 오른 듯'(본인의 표현) "당장 기자들을 불러 사퇴 발표를 하라"며 주먹으로 앞에 놓인 탁자를 '꽝'하고 내리쳤다. 탁자위를 덮었던 유리는 산산조각 박살이 났다.
문 단장은 "당신은 개인 노무현이 아니지 않느냐. 당신을 위해 손을 비비며 경선을 치른 당원들 생각은 안하느냐"고 '멧돼지처럼'(본인 표현) 소리를 질렀다. 결국 노 후보는 어깨를 조용히 들썩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 장면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6선인 문희상 의원이 23일 펴낸 저서 『대통령』에 소개됐다.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의 책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의 책 '대통령'

김대중 정부의 초대 청와대 정무수석, 노무현 정부의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그는 『대통령』에서 6선 국회의원이 되기까지의 정치역정에서 겪었던 '대한민국 대통령'의 모든 것을 소개했다.
자신이 모셨던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명박 ㆍ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에피소드도 소개하며 '과연 이번엔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하는가'를 분석했다.
문 의원은 서문에서 "선거는 유토피아로 이끌 구세주를 뽑는 게 아니라 집안 살림을 잘 다스릴 머슴을 뽑는 것"이라며 "머슴 하나를 잘 뽑으면 머슴 사회뿐 아니라 집안 전체가 평화로운 반면, 그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집안 이곳저곳이 시끄럽고 문제가 발생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우리가 뽑을 대통령은 머슴 중의 왕, 왕머슴"이라고 주장했다.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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