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인 발병률·사망률 OECD ‘최고’...올해 180만명 잠복결핵 검진 시작

중앙일보 2017.03.23 12:00
휴지로 코와 입을 막고 재채기 하는 여성. [중앙포토]

휴지로 코와 입을 막고 재채기 하는 여성. [중앙포토]

 지난해 9월 고3 학생인 A 군(18)은 며칠 동안 기침과 가래가 끊이지 않아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폐결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신고를 받은 보건당국이 A 군과 밀접하게 접촉한 같은 반 학생과 교사 48명을 조사해보니 환자 2명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두 A 군의 같은 반 친구들이었다. 조사를 전교 학생과 교직원 569명으로 확대한 결과 환자 1명과 잠복결핵 감염자 37명이 더 발견됐다. 결핵균 DNA 지문검사 결과 A 군과 환자 3명이 서로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복결핵 감염자, 결핵 발병 가능성은 10%
감염자는 3개월, 환자는 6개월 약 복용해야

 우리나라는 매년 3만명 이상의 결핵 환자가 발생하고 2200여명이 결핵으로 사망(2015년 통계청 기준)한다. 최근 발병률이 많이 감소하고는 있지만, 우리나라 결핵 발병률과 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다. 우리나라의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80.0명, 사망률은 5.2명으로, 2위인 포르투갈(발생률 23.0)과 칠레(사망률 2.7)와도 격차가 엄청나다. OECD 평균 결핵 발생률은 11.4, 사망률은 1.0이다.
 
 
OECD국가 결핵 지표 현황 (2015년) *단위 : 10만 명당  *자료 : WHO. Global Tuberculosis Report 2016.

OECD국가 결핵 지표 현황 (2015년)*단위 : 10만 명당 *자료 : WHO. Global Tuberculosis Report 2016.

 결핵이 무서운 건 한 번 걸리면 평생 발병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도 전파된다는 점이다. 증상이 없는 잠복결핵 감염자가 결핵으로 발병할 소지는 10% 정도다. 언제 발병할지는 알 수 없다. 한 번 발병하면 6개월 이상 약을 먹어야 하는데 치료가 됐다고 해도 또 걸릴 수 있다. 발병 전 감염 상태인 잠복결핵을 미리 발견해 치료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잠복결핵을 치료하면 60~90% 정도 발병을 막을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부터 학교와 의료기관 등 집단시설 종사자와 만 40세 건강검진 대상자 등 180만명에 대해 잠복결핵 검진을 한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국가정책조정회의가 ‘결핵 안심국가 실행계획’의 일환으로 결정한 집단시설 종사자의 (잠복)결핵 검진 의무화에 따른 것이다. 예산 약 640억원도 확보됐다. 잠복결핵은 3개월 정도 약을 복용해 치료할 수 있다. 결핵이나 잠복결핵 감염으로 진단받은 경우 누구나 무료(비급여비용 제외)로 치료받을 수 있다.
 
 결핵 발병과 전파를 막기 위해선 기침이나 가래가 2주 이상 계속되면 병원에서 결핵검사를 받는 게 좋다. 결핵환자와 접촉한 경우엔 증상이 없더라도 잠복결핵 검사를 받아야 한다. 기침할 땐 휴지나 옷소매 위쪽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기침 후엔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모든 신생아에게 결핵예방접종(BCG)을 권고하고 있지만, 이는 중증결핵을 예방하는 것으로 접종만으로 결핵이 평생 예방되는 건 아니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결핵 발생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결핵 안심국가’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결핵 퇴치를 위해 국민들이 결핵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예방수칙을 잘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