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깃발을 단 배가 시험 인양 작업이 진행 중인 동거차도 앞바다로 들어서자 경비함이 막아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3/23/3221211e-2dbd-4a57-9f1c-830b4e5aa161.jpg)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깃발을 단 배가 시험 인양 작업이 진행 중인 동거차도 앞바다로 들어서자 경비함이 막아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선박 내 TV 통해 본인양 소식 들어
“동생·조카와 빨리 집으로 가고싶어”
시신 미수습자 가족들도 이날 오전 배를 타고 사고 지점에서 2㎞가량 떨어진 해역으로 나갔다. 단원고에 다니던 딸 조은화(당시 17세)양을 아직 찾지 못한 어머니 이금희(48·여)씨, 동생 재근(당시 53세)씨와 조카 혁규(당시 7세)군을 아직 찾지 못한 권오복(61)씨 등 7명이다. 무궁화 2호에 탄 이들 가족은 선박 내 회의실에 설치된 텔레비전 생중계를 통해 세월호가 1m가량 해저 면에서 인양됐다는 소식에 이어 본인양 작업에 돌입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인양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던 가족들은 본인양 소식에 “이제는 정말 인양되나 보다”며 안도했다. 권씨는 “3년을 기다려 왔다. 오늘은 세월호가 꼭 인양돼 빨리 동생과 조카를 찾아 집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전날 뜬눈으로 밤을 새운 가족들은 이날 오전 바다로 향하기 전 팽목항 방파제 위 빨간 등대 앞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심경을 나타냈다. 이들은 “세월호 인양은 미수습자를 수습하고 진실을 밝히는 증거물이자 생존자가 아픔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이라며 “인양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미수습자 9명 가운데 일부 가족은 세월호 사고 직후 진도에 내려와 진도를 떠나지 않고 팽목항 임시 숙소에서 생활하며 인양을 기다려왔다.
팽목항에는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추모객들은 “3주기를 앞두고 세월호가 꼭 인양돼 9명의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팽목항의 미수습자 가족 임시숙소 컨테이너 옆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추모객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이들은 인양이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길 기원하는 글을 방명록에 남겼다. 팽목항에서는 이날 오후 예술단체 주도로 미수습자들이 돌아오길 바라는 기원제도 열렸다. 예술인들은 팽목항 방파제 위에 미수습자 9명을 위한 밥과 국, 반찬 등을 차리고 제를 지냈다.
진도=김호 기자·공동취재단 kim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