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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창사서도 끝내준다, 슈틸리케의 ‘돌파 구’

중앙일보 2017.03.23 01:00 종합 26면 지면보기
구자철(左), 우레이(右)

구자철(左), 우레이(右)

‘결승골 스페셜리스트’ 구자철(28·아우크스부르크)은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 중국전의 필승카드다. 고비마다 시원한 득점포로 승리를 선사했던 그의 골 결정력이 또 한 번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중국전 해결사 기대되는 구자철
공격 2선 한가운데서 중원 지휘
A매치 18골 중 7골이 결승골
과거 중국전에서도 알토란 활약
‘대륙의 희망’ 우레이와 골 대결
“그라운드는 전쟁터, 꼭 이길 것”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 중국 창사 허룽 스타디움에서 중국과 격돌한다. 한국은 5차전까지 3승1무1패(승점 10점)를 기록했다. 자력으로 러시아행을 확정하려면 남은 5경기에서 4승 이상 거둬야 한다. 중국전에서 첫 단추를 잘 채워야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구자철을 중국전 공격전술의 중심점으로 정했다. 한국은 구자철이 2선 공격라인의 한가운데 서는 4-2-3-1 포메이션으로 중국을 공략한다. 앞쪽의 원톱 공격수는 물론, 좌우 윙 포워드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공격을 이끌어야 한다. 특히나 이번 중국전에는 에이스 손흥민(25·토트넘)이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구자철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구자철은 유독 큰 경기와 승부처에 강했다. 한국 축구선수 중 월드컵과 올림픽, 20세 이하 월드컵, 아시안컵,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골을 넣은 유일한 선수다. A매치에서도 결정적일 때 골을 터뜨려 한국에 승리를 안긴 경험이 많다. A매치 56경기에 출전해 터뜨린 18골 중 7골이 결승골이다. 지난해 11월 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 승리(2-1)도 구자철의 결승골로 완성했다. 1-1로 맞선 후반 40분 김신욱(29·전북)의 헤딩패스를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이 득점으로 승리를 챙긴 덕분에 슈틸리케팀은 A조 선두 이란(11점)에 승점 1점 뒤진 2위로 최종예선의 반환점을 돌 수 있었다.
 
구자철은 중국전에도 강하다.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중국과의 홈경기에서도 구자철이 터뜨린 세 번째 골이 승부(한국 3-2승)를 갈랐다. 그는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좋은 기운을 받는다. A매치 데뷔전이었던 중국전에서도 이겼고,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중국전에서도 승리했다. 중국 원정이 부담스럽다고들 하는데, 주변 분위기를 잊고 경기에만 집중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매사에 꾸준하고 진지한 게 구자철의 매력이자 경쟁력이다. 고교(보인고) 시절 빈혈로 쓰러지곤 하던 약골이었지만, 2007년 K리그 제주 유나이티드 입단 후 한라산을 50차례나 오르는 등 체력훈련을 통해 대표팀에서도 손에 꼽는 ‘체력왕’이 됐다. 2011년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해 독일어를 배울 때도 특유의 진지함이 효과를 발휘했다. 유럽무대 안착의 전제조건을 ‘의사소통’이라고 생각한 그는 독일 어린이 교육용 TV프로그램을 꾸준히 시청했다. 또 비디오 축구게임을 앞세워 팀 동료를 집에 초대한 뒤 말을 배웠다. 그는 “나는 ‘축구를 즐기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라운드는 전쟁터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독하게 버틸 뿐이다”고 말했다.
 
안방에서 원정패배를 설욕하려는 중국은 창사 축구팬들의 뜨거운 열기와 ‘대륙의 손흥민’이라는 측면 공격수 우레이(26·상하이 상강)에게 기대를 건다. 우레이는 순간 스피드와 골 결정력, 지능적인 움직임을 겸비해 ‘중국 축구의 희망’으로 불리는 골잡이다. 최근 컨디션도 좋은데, 중국대표팀 소집 직전에 치렀던 세 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었다.
 
지난해 말 마르첼로 리피(69·이탈리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중국 축구대표팀은 멤버 구성에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그럼에도 우레이의 역할과 입지는 그대로다. 최전방 공격수 가오린(31·광저우 헝다)이 전성기를 지난 상황이라 우레이에 대한 공격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경기 전 마지막 기자회견(22일)에서도 관심은 온통 우레이에게 쏠렸다. 중국 취재진들은 우레이가 전날(21일) 훈련에 불참한 이유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리피 감독은 “조금 피로해 하는 것 같아 회복시간을 줬다. 현재는 정상적인 컨디션을 되찾았다. 한국전 출장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마더싱 티탄저우보 편집장은 “중국인들은 머리색과 뛰어난 판단력에 빗대 리피 감독을 ‘은빛 여우’라고 부르면서 존경한다. 중국인들은 그가 중국축구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리더라고 인식한다”며 “우레이를 중심으로 젊고 빨라진 중국 공격진이 한국을 상대로 골을 넣을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창사=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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