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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아이패드까지 … 저무는 태블릿PC

중앙일보 2017.03.23 01:00 경제 3면 지면보기
애플이 역대 최저가의 ‘반값 아이패드’를 내놨다. 특유의 고가 정책을 접을 만큼 태블릿 매출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 절반 준 애플, 43만원 제품 출시
대화면 스마트폰·노트북에 밀려나
전체 태블릿 판매 1년 새 20% 급감

애플은 21일(현지시간) 310만 픽셀의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데스크톱 수준의 64비트 아키텍처를 갖춘 A9 칩이 탑재된 9.7인치형 아이패드를 사상 최저가인 329달러(한국 43만원)에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전면 120만, 후면 800만 화소 카메라를 적용했으며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수명을 자랑한다고 애플은 강조했다.
 
성능보다 주목받는 부분은 가격이다. 성능이 비슷한 기존 아이패드 프로 9.7 인치 모델이 729달러(약 82만원)에 판매됐지만 신제품의 가격이 절반도 안 된다. 필립 쉴러 애플 수석부사장은 “아이패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태블릿”이라며 “이 기기를 고객들이 더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자료 : IDC

자료 : IDC

그러나 진짜 속내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아이패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다. 정보기술(IT)기기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아이패드 판매량은 1310만대다. 3년 전 4분기에 2600만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반 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아이패드 매출도 115억 달러(약 13조원)에서 55억 달러(약 6조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태블릿의 선구자 격인 아이패드는 2014년 만해도 아이폰 매출의 3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애플의 주력 제품으로 꼽혔지만 지금은 아이폰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은 “애플은 비밀주의 전략을 쓰기 때문에 앞으로 태블릿에서 어떤 전략을 구사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아이패드 사업이 매우 위험한 하락 국면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애플에 큰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태블릿 시장 전체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아이패드의 ‘파격 인하’정책이 통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태블릿 판매는 5290만대로 불과 1년 만에 20.1% 급감했다. 이에 따라 아이패드에 이어 태블릿 시장점유율 2위인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8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0만대나 줄었다. 애플이나 삼성전자에 비해 저가인 중국의 화웨이와 레노보의 경우 각각 판매량이 43.5%, 14.8% 늘었지만 전반적인 시장은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라인 레이스 IDC 애널리스트는 “터치스크린 기능을 갖춘 노트북과 대화면의 스마트폰 사이에서 태블릿이 설 땅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료:스태티스타(시장조사기관)

자료:스태티스타(시장조사기관)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IT전문 컨설팅업체인 가트너는 올 초 보고서를 통해 2017년 태블릿 선적대수가 1억6500만대로 지난해보다 300만대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키보드가 없는 기존 태블릿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필두로 화면이 넓은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태블릿의 가장 큰 존재 이유인 대화면 수요를 잠식하고 있다. 무게가 1㎏도 되지 않는 초경량 노트북은 휴대성이 좋으면서도 태블릿의 성능을 앞지르고 있다. 태블릿도 키보드를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는 투인원(2 in 1) 제품으로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이에서 경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애플은 이날 빨간색 한정판 모델인 ‘아이폰7 레드’와 ‘아이폰7플러스 레드’도 선보였다. 아이폰7 레드는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에이즈 연구단체인 ‘레드’에 기부하는 애플의 ‘프로덕트 레드(RED)’ 기부 캠페인의 일환이다. 아이폰7 레드의 가격은 749달러(약 85만원)로 오는 24일 미국 내 매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한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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